클린스만 감독 거취 놓고 온 나라 떠들썩… "미국에서 오지마라"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우승에 실패한 위르겐 클린스만 대표팀 감독의 거취를 놓고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시민단체에 고발당하는가 하면 축구협회 ‘경기인 출신’ 임원들이 클린스만 감독의 거취를 논의하기 시작했다. 정치권도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는 13일 서울경찰청에 정 회장을 강요, 업무방해,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 대표팀 감독. 연합뉴스

클린스만 감독을 일방적으로 임명해 협회 관계자에게 강요에 의한 업무방해를 했다는 혐의다. 정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 선임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발장에는 “이번 사태의 모든 책임을 물어 클린스만 감독을 해임할 때, 위약금을 비롯해 해임하지 않을 시 2년 반 동안 지불해야 할 금액, 처음 계약 후 지급한 금액도 공금임에도 피고발인의 일방적 연봉 결정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업무상 배임에 해당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클린스만 감독의 연봉은 약 29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감독이 자진 사퇴할 경우 위약금은 발생하지 않지만, 경질할 경우 70억원 안팎의 위약금을 물어줘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축구협회 ‘경기인 출신’ 임원들은 위르겐 클린스만 대표팀 감독의 거취를 놓고 자유토론을 벌였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날 “대한축구협회 경기인 출신 임원들이 오늘 오전 협회에서 아시안컵에 대한 리뷰와 대회의 전반적인 사안에 대한 자유토론 방식의 회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는 이번 주 예정된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에 앞서 축구협회의 경기인출신 임원들이 모여 아시안컵에서 보여준 대표팀의 결과와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 여론에 대한 의견을 듣는 자리였다는 게 협회 설명이다.

 

정몽규 회장은 불참한 가운데 지난해 5월 부임한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출신인 김정배 상근 부회장 주재로 장외룡·이석재·최영일 부회장, 마이클 뮐러 전력강화위원장, 정해성 대회위원장, 이정민 심판위원장, 이임생 기술위원장, 황보관 기술본부장, 전한진 경영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정치권도 클리스만 감독 경질을 촉구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예정보다 이르게 가족이 있는 미국으로 떠난 가운데, 홍준표 대구시장이 재차 “화상전화로 해임 통보하라”며 경질을 촉구했다.

 

홍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무능한 감독을 계속 울며 겨자 먹기로 위약금 때문에 그대로 둔다면 축구할 때마다 생기는 국민적 공분을 어떻게 감당하려고 하느냐” 면서 “그 국민적 에너지 손실은 위약금을 훨씬 초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하는 대표팀은 이번 아시안컵 4강에서 요르단에 0-2로 완패해 64년 만의 왕좌 탈환에 실패했다.

 

대표팀은 대회 내내 상대를 압도하지 못하는 아쉬운 경기 내용으로 팬들의 비난을 받았다.

 

4강 탈락 이후에는 클린스만 감독이 유럽에서 활약하는 스타플레이어들의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게 했고, 목표 달성에 실패하고도 웃는 얼굴을 보였다는 등의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한편, 이날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 앞에서는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을 촉구하는 축구팬들의 시위도 벌어졌다.

 

이들은 축구회관 앞에서 ‘클린스만 즉각 경질하라. 선임 배경과 과정 그리고 연봉 기준 공개하라’, ‘축구협회 개혁의 시작. 정몽규와 관계자들 일괄 사퇴하라’는 내용이 적인 플래카드를 펼쳐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