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진에… 세무조사 ‘역대 최저’ 1.4만건 이하 유지

국세청 ‘2024년 국세행정 운영방안’

중소·영세납세자 조사 자제 방침
불법 사채·주가 조작 등 서민 위협
생활밀착형 탈세에 역량 집중키로
악의적 체납자 추적 전담반 확대

국세청이 올해 세무조사 규모를 지난해와 유사한 1만4000건 이하로 유지하기로 했다. 경기 부진을 고려해 중소·영세납세자에 대한 조사는 원칙적으로 자제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달리 불법 사채, 주가 조작 등 서민 생활을 위협하는 탈세 조사는 강화하고, 악의적 고액체납자는 기획분석 등을 통해 은닉 재산을 철저히 징수한다는 계획이다.

국세청은 1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4년 국세행정 운영방안(주요 정책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김창기 국세청장이 지난 8일 세종시 정부세종2청사에서 2024년 국세행정 운영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먼저 올해 세무조사 규모는 지난해와 유사한 1만4000건 이하로 운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작년 세무조사 규모는 1만3992건으로,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4년 이후 가장 적었다. 2019년 1만6008건을 기록한 세무조사는 2020년 1만4190건, 2021년 1만4454건, 2022년 1만4174건으로 해마다 축소되는 추세다.



중소·영세납세자에 대한 세무조사는 탈루 혐의가 명백할 때만 착수하고, 불법 사채·자본시장 불공정 거래 등 생활밀착형 탈세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대기업·대재산가의 편법적 탈세, 지능적 역외탈세 등에도 엄정 대응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악의적 체납자를 추적하는 세무서 전담반은 19개에서 25개로 확대하고, 체납자 관련 공개 대상 정보를 확대하는 등 행정제재도 개선하기로 했다.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위한 세정 지원도 강화한다. 국세청은 중소기업·소상공인을 상대로 세목별 납부기한 직권 연장, 압류·매각 유예 등을 시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부가가치세 납기가 2개월 직권 연장되는 사업자는 법인세와 소득세 납기도 3개월 연장된다. 일시적인 체납에 대한 압류·매각 조치도 최대 1년간 유예된다.

부가가치세 연장 대상은 지난해 매출이 부진한 건설·제조 중소기업, 연 매출액이 8000만원 미만인 음식·소매·숙박업 간이과세 사업자 등 128만명으로 잡았다.

국세청은 또 영세사업자·수출기업의 부가가치세·법인세 환급금도 법정기한보다 최대 20일 앞당겨 지급하기로 했다.

김창기 국세청장은 “올해 국세청은 따뜻하고 공정한 세정을 통해 민생 회복과 경제 재도약, 경제활동 자유를 세정 측면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뒷받침할 것”이라며 “고액 소송·체납 등을 세밀하고 엄정하게 관리하되 생계형 체납은 자산 매각 조치를 유예하는 등 이원적으로 집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