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에 도전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을 활용한 선거운동에 나섰다가 역풍을 맞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프로 스포츠 최대 축제인 미국프로풋볼(NFL) ‘슈퍼볼’ 경기가 열린 11일(현지시간) 틱톡에 첫 번째 선거 홍보 게시물을 올렸다. 바이든 대통령이 NFL과 관련한 양자택일 질문을 받고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27초 분량의 영상은 마지막에 ‘트럼프냐, 바이든이냐’는 질문을 받고 “농담하느냐? 바이든이다”라고 말하며 끝이 난다.
이 영상은 12일 워싱턴을 뒤흔들었다.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해 2월 연방정부 전 기관에 30일 안에 모든 장비와 시스템에서 틱톡을 삭제하라는 지침을 내렸고, 이에 따라 미 연방정부를 비롯해 20여개 주 정부가 모든 IT 기기에서 틱톡 사용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틱톡이 사용자의 정보를 수집해 중국 당국에 제공할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따른 조치로 당시 바이든 행정부는 해당 지침이 민감한 정부 데이터에 대한 틱톡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미 하원의 ‘미국과 중국공산당 간 전략 경쟁에 관한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공화당 소속 마이크 갤러거 하원의원은 “정말 실망”이라며 “18세 청소년들에게 자신을 위해 투표하라고 설득하는 것보다 국가안보가 훨씬 큰일”이라고 비판했다.
백악관 브리핑에서는 바이든 행정부가 틱톡에 대한 방침을 바꾼 것이냐는 질문이 쇄도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틱톡을 연방정부 기기에서 사용하는 것은 금지돼 있으며, 이 정책에서 어떤 것도 변하지 않았다”고만 말했다. 커린 잔피에어 백악관 대변인은 “틱톡 선거운동 문제와 관련해 어떤 언급도 할 수 없다”며 “선거운동은 캠프에 문의할 것을 권한다”고 뾰족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예상되는 비판을 무릅쓰고 틱톡으로 선거운동에 나선 것은 틱톡을 통해 젊은 유권자층에 다가가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틱톡은 1억7000만명 이상의 미국인이 사용하고, 그중 다수가 젊은층으로 알려져 있다. 틱톡 사용자의 평균 사용 시간은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의 2배가 넘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