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화의 문 열려 있다” 일단 안도… 軍, 파업 땐 의료시설·군의관 지원 시사 [전공의들 '집단행동 보류' 가닥]

‘의료 공백’ 범부처 대응 태세

복지부 “환자 생명 도구 삼지 말라” 강조
박민수 차관 ‘딸 진학위한 증원 주장’ 반박

전공의들이 당장 집단행동에 나서지 않는 데 대해 정부는 “다행”이라며 의사단체를 향해 적극적인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전공의를 비롯해 의사들이 집단행동에 나서면 의료 공백을 막기 위해 군 의료인력을 지원하는 등 범부처가 대응하기로 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브리핑에서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며 “집단적인 방법이 아니라 합리적인 대화를 통해서 문화와 환경을 바꿔나가는 데 동참해주기를 의료인들에게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박 차관은 대한의사협회가 오는 15일로 예고한 궐기대회를 예로 들며 “정부에 대한 비판은 자유롭게 해도 된다”며 “그러나 집단 휴진, 집단 사직 또는 집단 연가 등 환자의 생명을 도구 삼지 말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박민수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13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의료개혁과 의사 집단행동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뉴스1

정부의 강경 대응이 의사들의 집단행동을 부추긴다는 지적에 대해서 박 차관은 “집단행동에 대한 정부 대응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당연한 조치”라며 “법을 지키면 누구에게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의대 증원 발표가 ‘선거용’이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도 “증원 정책은 국민 보건을 위한 결정이고 4월 전 학교별 배정을 확정할 수 있도록 교육부와 협의해 관련 절차를 신속히 이행하겠다”고 설명했다.

 

박 차관은 의료계를 중심으로 자녀의 진학을 위해 의대 증원을 추진한다는 소문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박 차관은 “딸이 고3인 것은 맞다. 학교는 밝히지 않겠지만 지금 (국내 입시와는 관계가 없는) 국제반”이라고 밝히며 “복지부 차관이 이 중요한 결정을 혼자 다 하는 것은 아니지 않으냐”며 허탈해했다.

13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반대 포스터가 붙어 있다. 의협은 오는 15일 전국 곳곳에서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궐기대회를 여는 데 이어, 17일 서울에서 전국 의사대표자회의를 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연합뉴스

대한의사협회 차기 회장 후보 중 한 명인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 차관이 과거에 딸과 관련해 쓴 페이스북 글을 캡처해 올리면서 “아…박민수 차관님 금쪽같은 따님이 올해 고3이었구나… 그런 거였구나…”라는 글을 썼다.

 

국방부는 의사들이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해 파업에 돌입하면 군 의료체계를 활용해 대국민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군도 의료체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군이 가용한 지원범위 내에서 공식적으로 요청이 오면 지원 여부를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의사 집단행동 시 군의관 파견이나 군 의료시설 이용이 가능한지에 대해선 “그 부분까진 검토가 안 된 것으로 안다”며 “법규와 규정 내에서, 지원 가능한 범위 내에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