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한 더불어민주당의 정치 공세가 막말 수준으로 치달아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위원장을 윤석열정부의 ‘후계자’, ‘황태자’로 인식하는 야당이 적개심을 이기지 못해 날 선 발언에 그치지 않고 공식석상에서 욕설까지 서슴지 않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한 위원장과 일대일 구도를 만들어 여권 실세와 맞서는 ‘전사 이미지’를 얻으려는 셈법인데 품격과 신뢰를 떨어뜨려 정치 불신만 키우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야당은 취약계층을 위한 연탄 7만여장 기증을 약속하고 2000장 배달에 직접 나선 한 위원장을 겨냥해 명절 기간 중 ‘연탄 화장’이란 공세를 가했다. 민형배 의원이 총대를 멨다. 민 의원은 페이스북에 “대체 왜 한 위원장은 옷은 멀쩡한데 얼굴에만 검댕이 묻었을까”, “연탄 화장”, “동료시민 돕는 ‘연탄 나르기’마저 정치적 쇼를 위한 장식으로 이용하는 건 아니겠죠” 등이라고 적었다. 뒤늦게 다른 참석자가 한 위원장 얼굴에 장난으로 연탄재를 묻혔던 것으로 드러났다. 민 의원은 지난해 11월 올린 글에도 한 위원장을 향해 “어이없는 XX네”라고 해 빈축을 샀다.
우상호 의원은 생방송 도중 한 위원장을 향해 실제로 욕설을 했다. 우 의원은 지난 8일 JTBC 유튜브 생방송에 출연해 “쓸데없는 소리 하고 XX이야”라고 했다. 한 위원장이 ‘야당이 주장하는 검사독재가 실제로 있다면 이재명 대표는 감옥에 있을 것’이라고 관훈토론회에서 발언한 것을 두고서다. 녹화방송이 아니었기에 방송사 측에서 손쓸 틈도 없이 고스란히 생중계됐다.
야당은 한 위원장을 법무부 장관 재직 시절부터 주요 공격대상으로 삼아왔다. 최강욱 전 의원은 현역 시절이던 2022년 8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 위원장에게 “어디 그따위 태도”라고 해 물의를 빚었다. 돈봉투 의혹으로 민주당을 탈당한 송영길(구속) 전 대표는 지난해 11월 출판기념식에서 한 위원장한테 “어린놈”, “머리에 물병이 있으면 던져버리고 싶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야권의 도 넘은 공세와 관련, 세계일보에 “저에게 욕하고 막말했다는 걸 소위 ‘개딸’, ‘대깨’ 같은 극렬 지지층에게 같은 편이라는 ‘증표’로 보여주려는 것 아닐까 생각한다”며 “상식적인 국민들은 싫어하겠지만, 민주당 후보가 되려면 상식적인 국민들보다 극렬 지지층의 낙점이 더 필요하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채진원 교수는 “상대방의 비판에 성찰하지 않고 맞대응에만 집착하다 보니 험한 말을 쓰고 있다”며 “이를테면 586 운동권을 겨냥한 여당의 비판이 계속된다는 것은 여기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뜻인데, 반성은커녕 욕설까지 동원한 방어에 집착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