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외식물가가 치솟는 가운데 소주 2000원, 짜장면 3000명, 김치찌개 3000원 등 착한가격 업소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15일 한국소비자원 정보서비스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제주지역 외식메뉴 가운데 가장 많이 오른 것은 서민 대표음식인 김치찌개다. 지난해 1월 8750원(이하, 평균가격)에서 올해 1월에는 9375원으로 올라 인상률이 7.1%에 달했다. 특히 이 가격은 전국 16개 시도 중 최고 비싼 것이고, 가장 저렴한 대구(7317원)와 비교하면 2058원(28%) 차이가 난다.
제주지역 칼국수 한 그릇 가격도 지난달 9750원으로 지난해 1월 9500원보다 2.6% 올라 전국에서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1월 기준 제주의 삼계탕 가격은 1만5250원, 비빔밥 9750원, 삼겹살(200g)은 1만7444원으로, 지난해 1월에 비해 각각 7.0%, 5.4%, 3.0% 올랐다. 관광객들도 즐겨찾는 고기국수는 9000∼1만원으로 올랐다.
이처럼 외식물가가 오르면서 지난달 제주지역 외식물가 상승률은 3.4%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1%를 넘어섰다. 외식물가 상승이 전체 소비자물가 인상을 주도한 셈이다.
올해부터 소줏값이 1800∼1900원(360mℓ 병 통상 판매가)으로 200~300원씩 인하됐지만, 음식점이나 주점 등에서 판매되는 소주 가격은 대부분 5000원으로 이전과 마찬가지다. 소주 출고가는 낮아졌지만 음식점, 술집의 소줏값 인하로는 이어지지 않자 시민들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부 음식점은 소주·맥주 2000원, 짜장면 3000원, 탕수육 7000원 등 반값 이하를 받는 곳도 있다. 주류 도매업체 공급가를 감안하면 손해를 보는 셈이다.
소주와 맥주를 2000원에 판매하는 제주시 노형동 고깃집을 찾은 직장인 고모씨는 “밖에서 술을 마시면 아무래도 술값이 부담되는데, 2000원이면 마트나 편의점에서 소주를 사 마실 때랑 크게 차이 나지 않는 가격”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8월부터 일반 음식점에서는 소주와 맥주를 도매업체로부터 공급받는 가격보다 저렴하게 판매할 수 있다. 정부가 내수진작과 물가안정화를 이유로 덤핑 판매 등 시장 질서를 훼손하는 거래 방식이 아니라면, 식당이나 마트 등 소매업자들이 술값을 자율적으로 정해 판매할 수 있게 허용했기 때문이다.
국세청은 그동안 주류 거래질서 확립에 관한 명령위임 고시에서 주류 소매업자의 준수사항을 규정하면서 ‘주류를 실제 구매 가격 이하로 판매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해 왔다. 소매업자가 술값을 구매 가격보다 싸게 판매하고, 손실분을 공급업자에게 받아 메꾸는 방식의 편법 거래를 막기 위한 조항이었다.
짜장면 한그릇에 3000원을 받는 음식점은 입소문을 타면서 중국인관광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청년문간사회적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청년밥상문간’은 끼니 거르는 청년들을 위해 김치찌개를 3000원에 판매한다.
제주도는 전기·가스 및 상하수도 요금 등 착한가격업소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신규 업소도 확대·발굴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