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15일 나란히 단수 공천 지역을 발표하면서 수도권의 '한강벨트'와 '수원벨트', 영남의 '낙동강벨트'를 중심으로 한 대진표가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국민의힘은 전날 서울에 이어 이날 경기·인천 단수 공천 지역을 발표하고, 더불어민주당은 서울 및 경남 일부 지역의 단수 공천을 확정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우선 거물급의 '빅매치' 가능성이 높아진 곳에 눈길이 쏠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 국민의힘은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공천해 이른바 '명룡(이재명-원희룡) 대전'이 펼쳐질 가능성이 커졌다.
원 전 장관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과정에서 '대장동 1타 강사'를 자임하며 이 대표의 대장동 사업 관련 의혹을 정조준한 바 있다.
이 대표는 2022년 6월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계양을 보궐선거에 출마해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다. 이 대표가 계양을에서 재선에 도전한다면 두 사람의 '빅매치'가 이번 총선의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 분당갑에선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공천받아 4선에 도전한다.
서울 동작을에선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일찍 공천을 확정 지었다. 현재 판사 출신 민주당 이수진 의원의 지역구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출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들은 모두 판사 출신이다.
현역인 이 의원이 다시 공천을 받으면 이 의원의 수성이냐, 나 전 의원의 설욕이냐를 놓고 4년 만의 '리턴 매치'가 벌어진다. 추 전 장관이 후보로 결정되면 판사 출신의 스타급 여성 중진 맞대결 구도다.
서울 광진을에선 국민의힘 오신환 전 의원과 민주당 고민정 의원의 대진표가 확정됐다.
4년 전 총선에서는 고 의원이 오세훈 당시 후보를 꺾고 금배지를 달았는데, 오세훈계로 분류되는 오 전 의원이 대신 설욕전에 나서게 된 된 셈이다.
경기도의 전략적 요충지로 꼽히는 수원 지역구 5곳 중 국민의힘은 수원갑(김현준), 수원병(방문규), 수원정(이수정) 등 3곳의 공천을 확정했다.
각각 민주당 김승원, 김영진, 박광온 의원이 재임 중인 곳으로, 이들이 본선행 티켓을 확보한다면 야당 현역의원 대 여당 영입 신인들의 금배지 쟁탈전이 벌어지게 된다.
영남에서는 격전지인 '낙동강 벨트'를 중심으로 여야 전선이 일찌감치 그려지며 격전을 예고했다.
민주당은 이날 경남 김해갑(민홍철), 김해을(김정호), 양산을(김두관), 부산 사하갑(최인호)에서 모두 현역 의원들을 그대로 출마시키기로 조기에 결정, 본선 준비를 서둘렀다.
국민의힘은 아직 이들 지역에서 공천을 확정하지 않았지만 미리 영남권 중진들을 재배치하며 민주당 지역구 탈환을 노리고 있다.
김해을에선 민주당 재선 김정호 의원과 국민의힘에서 당 지도부의 권고로 출마 지역구를 옮긴 3선 조해진 의원의 맞대결 가능성이 점쳐진다.
양산을에서는 민주당 재선 김두관 의원과 국민의힘 3선 김태호 의원 간의 대진이 예상된다. 김태호 의원의 공천이 확정될 경우 두 사람 모두 경남지사 출신이라는 점에서 전국적인 관심을 끄는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부산 사하을에선 민주당 영입인재로 엔씨소프트 임원 출신인 이재성 씨가 전략공천을 받았다. 이곳은 국민의힘 5선 조경태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곳이어서 두 사람의 맞대결이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공천받은 서울 서초을의 경우 국민의힘에선 박성중·지성호 의원과 신동욱 전 TV조선 앵커 간 경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경기 의정부갑에선 용산 참모 출신 전희경 전 대통령실 정무비서관이 국민의힘 공천을 받았다. 민주당에선 영입 인재인 박지혜 변호사를 이곳에 전략공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