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안민석· 유동규→이재명… '한풀이' 총선 출마 잇따라

“떨어뜨리려 선거 나간다.”

 

4·10 총선이 5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특정 후보를 겨냥한 ‘낙선 출마’가 잇따르고 있다. 거물급 정치인과 ‘원한 관계’을 갖고 있는 일반인들이 자신의 당선이 아니라 해당 정치인의 낙선을 위해 출마 선언을 한 것이다. 이번 총선을 희화화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15일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낙선을 위해 안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오산시에 무소속 출마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정유라. 뉴스1

정씨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완주 목표는 없고, 안민석 쫓아다니면서 무소속으로 정당 피해 없이 무조건 민석이 낙선시키고 싶다”며 “오로지 오산 안민석 낙선만 노린다”고 밝혔다. 

 

이어 “기탁금만 모이면 인증하고 진심으로 출마할 것” 이라며 “오로지 안민석(에게) ‘내 돈 300조 어디에다 뒀냐’고 당당히 물어보고, ‘윤지오를 데려오라’고 하는 게 목표다. (안 의원) 6선 불가하게 하는 게 목적”이라고 했다. 

 

정씨는 그러면서 자신의 계좌를 공개했다. 그는 “17일까지 기탁금 1500만원이 모이면 후보 등록을 하고 유세 내내 안민석 쫓아다닐 것” 이라며 “민석이만 잘라내도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한 역할 한 거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가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낙선 운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페이스북

안민석 의원의 지역구인 오산시에선 6선에 도전하는 안 의원을 포함해 곽상욱 전 오산시장, 이신남 전 청와대 비서관, 조재훈 전 경기도의원 등 4명이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로 나섰다. 국민의힘에서는 혁신위원을 역임한 이건규 예비후보가, 진보당에서는 신정숙 오산노동권익센터 대표가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안민석 의원실

한편 안 의원은 지난해 11월 최씨에 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한 명예 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상태다. 안 의원은 각종 방송 매체에서 “최 씨의 독일 은닉재산이 수조 원이고, 자금세탁에 이용된 독일 페이퍼 컴퍼니가 수백개에 달한다는 사실을 독일 검찰로부터 확인했다”등의 허위 사실을 발언한 혐의를 받는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중심에 있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자유통일당에 입당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자유통일당 당사에서 총선 출마 선언에 앞서 전광훈 목사로부터 당 점퍼를 받아 입고 있다. 연합뉴스

유 전 본부장은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자유통일당 중앙당사에서 입당 및 출마 기자회견을 통해 “껍데기밖에 안 남은 이재명이 여러분이 주신 표로 방탄조끼를 만들어 입는 꼴은 더이상 못 보겠어서 나왔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이재명보다는 능력 있고 양심 있다. 저는 최소한 지은 죄를 인정하고 그 멍에를 남은 인생에 두고두고 지고 갈 결심을 한 자”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마주한 위기는 이재명이라는 존재로 대표되는 종북 좌파 세력의 패악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한 최후의 보루는 자유통일당이라고 생각한다”고 입당 배경을 밝혔다.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개발을 둘러싼 특혜·로비 의혹의 핵심 인물 중 한 사람으로, 한때 이 대표의 측근으로 꼽혔으나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이 대표에게 불리한 ‘폭로성 발언’을 이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