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디평전/박홍규/들녘/2만원
우리말로 읽을 수 있는 간디 평전은 대부분 사실의 나열이나 간디를 성자로 찬양하는 것에 그치고 있다. ‘마하트마’라는 호칭은 ‘성자’라는 뜻의 존칭이지만 그의 이름의 일부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저자는 간디를 성자가 아닌 보통 사람으로 본다. 그래서 이 책은 그의 약점이나 문제점도 인정하는 ‘비판적 간디 평전’이다.
저자는 인도의 독립을 이끈 리더로서의 간디보다는 비폭력 불복종 운동가 또는 인권 투쟁가로서의 면에 주목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분량을 간디가 인도에서 펼친 독립운동을 설명하는 데 할애하는 여타 평전들과 달리, 3년도 채 안 되는 영국 유학 시절에 총 8부의 책 내용 중 한 부를 할당한다. 이 시기가 간디 사상의 형성기라고 보기 때문이다. 이렇게 간디의 생애 전반을 비교적 균형 잡힌 비중으로 다룬다는 것이 이 책의 특색이다.
특히 간디의 핵심 사상인 사티아그라하를 자세히 소개한다. ‘진리 파지 운동’이나 ‘진리 실험 운동’ 등의 어려운 말로 번역되고 있지만 사티아그라하는 한 마디로 ‘파업’이다. 결국 간디의 삶은 ‘파업 인생’이었던 것이다. 간디의 파업 대상은 종교·학문·사상·제도 등뿐 아니라 심지어 육식이라는 식사 양식까지 포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