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반발해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하는 등 의료공백이 심화하는 가운데 대통령실이 다시 한번 의대 증원 작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20일 SBS 뉴스에 출연해 “지금 의대 정원 증원 작업이 이뤄지지 않으면 이후에는 정말로 더 많은 숫자를 늘려야 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며 “현재 우리 의료 상황은 의대 정원을 증원하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성 실장은 “미국, 프랑스, 일본 등이 의대 정원을 늘리는 사이 우리나라는 약 30여년 간 정원 증가가 없었고, 오히려 19년 전 정원이 감소한 채로 유지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00명 증원 결정의 근거를 밝히라는 의료계의 요구에 대해서는 “실제 추계 상으로는 매년 3000명 정도 (증원이) 필요한 상황임에도 2000명 선에서 증원을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의대 정원 증원이 필수 의료 문제 해결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지적에 “단순히 의대 졸업생들을 늘려서 낙수효과를 일으킨다는 개념은 아니다”라며 “다만 필수적인 조건으로 의사 수가 어느 정도 확보가 돼야 한다는 관점”이라고 답했다.
이어 “의료계가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담보로 하는 일이 일어나선 절대로 안 되고, 환자를 방치하는 상황이 발생해선 결단코 안 될 것”이라며 “국민들과 함께해 주길, 환자들의 곁을 지켜 주길 다시 한번 진심으로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이날 의과대학 입학정원 증원에 반대하는 전공의 절반 이상이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의료 현장은 대혼란에 빠졌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 주요 수련병원 100곳 수련병원 전공의의 55% 수준인 6415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환자들의 불안과 불만이 커지는 가운데 정부는 “파업으로 의료계의 요구를 들어주는 역사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며 의대 증원 추진을 굽히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