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 최악의 갱단으로 꼽히는 ‘로스 초네로스‘의 수장 아돌포 마시아스가 퀸사이즈 침대, 미니 냉장고 등이 구비된 교도소에서 초호화 옥살이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갱단의 본거지로 변모한 에콰도르의 무너진 교도소 시스템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20일(현지시간) CNN 방송은 마약 밀매, 살인, 조직범죄 혐의로 34년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던 마시아스의 교도소 내부 영상을 공개했다. 마시아스는 유력 대선 후보 암살 지휘 의혹을 받는 인물이기도 하다.
영상은 지난해 군경들이 촬영한 것으로 화장실 4개, 퀸사이즈 침대, 미니 냉장고 등이 구비된 호텔 같은 감옥 내부를 보여준다. 한 군경은 이에 대해 “집보다 낫다”며 “그는 왕처럼 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시아스가 수감 중이던 감옥 안에선 싸움용 닭 6마리가 사는 개인 잔디 정원도 발견됐다.
또 다른 영상에는 군경들을 경고하는 문구도 포착됐다. 마시아스를 묘사한 벽화에 위에는 ‘은 또는 납’이란 문구가 적혀있는데 이는 콜롬비아의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가 널리 알린 문구다. 경찰, 정치인, 판·검사들에게 ‘나를 도와 부자가 되거나 적대시해 죽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의미로 군경들에 대한 경고로 해석된다.
영상 속 드러나 교도소의 모습은 에콰도르의 교도소 시스템이 전국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범죄 집단의 본거지로 변모한 현실을 보여준다. 세계 최대 코카인 생산국인 페루와 콜롬비아 사이에 있는 에콰도르는 수 십년 동안 마약 운송 주요 거점지 역할을 해왔다. 특히 2007∼2017년간 에콰도르를 집권했던 라파엘 코레아 전 대통령이 미국 마약단속국과 협력을 중단하는 등 반미(反美) 행보를 보이며 치안이 느슨해졌고 갱단이 크게 자리 잡게 됐다.
교도 내 폭동도 만연하다. CNN에 따르면 최근 몇 년 사이 교도소 내 살인으로 수백 명이 사망했으며 그중 일부는 시체가 토막 난 채 발견되기도 했다. 최근 폭동에선 130명 이상의 교도관과 행정 직원이 납치되기도 했다.
에콰도르 군경에 자문을 제공했던 에콰도르 보안 전문가 장 폴 핀토는 CNN에 “범죄 집단이 (교도소를) 모두 통제하고 있어 마시아스는 모든 혜택을 누리고 있다”며 “인터넷, 음식, 술 등 그가 원하는 모든 것을 누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호화로운 교도소 생활을 누린 마시아스는 현재 탈옥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