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총생산(GDP) 대비 저출산 예산이 지난 3년 간 2%대 초중반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GDP 대비 가족지원 공공지출 비중 역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2.29%)보다 낮은 1.56% 정도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25일 국회예산정책처(예정처)에 따르면 저출산 대응 예산은 저출산고령사회 제1차 기본계획이 실시된 2006년 2조1000억원이 편성된 이후 2012년 11조1000억원, 2016년 21조4000억원으로 규모가 확대됐다. 제3차 기본계획 수정에 따라 2019년에는 저출산 예산이 36조6000억원으로 증가했고, 2020년 44조4000억원으로 늘었다. 제4차 기본계획 추진과 함께 저출산 예산은 2021년 46조7000억원, 2022년 51조7000억원으로 증가했고, 작년에는 48조2000억원으로 다시 감소했다. 이는 중앙정부 사업을 기준으로 국비와 지자체 국고보조사업에 대한 매칭 지방비 등이 포함된 수치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제출자료와 시행계획에 따라 예정처가 분류한 예산이다.
저출산 예산은 추세적으로 늘고 있지만 출생아 수 감소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1차 기본계획이 시행된 2006년 출생아 수는 45만1759명이었는데 2017년 35만7771명으로 40만명대가 붕괴됐고, 2020년 27만2337명을 기록하며 30만명선 밑으로 추락했다. 지난 2022년 출생아 수는 24만9186명으로 25만명을 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저출산 예산 비중이 더 확대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명목 GDP 대비 저출산 예산 비중은 2012년 0.77% 수준에서 2016년 1.23%로 1%대에 진입했다. 2020년 2.29%로 2%대로 올라섰지만 2021년 2.24%, 2022년 2.39%로 3년째 2%대에 머물렀다. 작년에는 저출산 예산 자체가 감소했기 때문에 아직 공표되지 않은 작년 명목GDP 증가분을 고려하면 저출산 예산 비중은 2022년보다 낮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저출산 대응과 직접 관련돼 있지 않은 사업들을 제외하고 OECD 기준으로 가족지원 예산만 추려 집계해도 한국의 GDP 대비 비중은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이다. OECD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한국의 GDP 대비 가족지원 공공지출 비중은 1.56%로 OECD 평균(2.29%)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OECD 38개국 중 33위에 그쳤다. 지출 유형별로 보면 서비스와 세제혜택이 각각 1.05%, 0.19%로 OECD 평균과 비슷했지만 현금은 0.32%로 OECD 평균(1.12%) 대비 0.8%포인트 낮았다.
예정처는 “저출산 대책은 ‘삶의 질 제고’와 같은 추상적인 목표가 아니라 초저출산 장기지속 심화에서 변곡점을 마련할 수 있는 ‘혼일율 유지·상향 및 출산 선택 확대’와 같이 명료하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면서 “정책 대상을 ‘모든 세대’ 혹은 ‘모든 청년’이 아니라 ‘결혼 및 출산 선택 의사가 있는 청년’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