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성공 사례를 통해 사하을에 희망을 제시하고 싶다.”
더불어민주당 부산 사하을 이재성 후보는 지난 23일 부산 사하구 선거사무소에서 세계일보와 만난 자리에서 “처음부터 사하을에 오고 싶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4·10 총선을 앞두고 영입한 인재로 국민의힘 5선 중진 조경태 의원이 버티고 있는 사하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포항공대·고신대 의예과 중퇴 후 서울대 계산통계학과를 졸업한 이 후보는 대기업에 근무하다 2002년 벤처회사인 넷마블로 이직해 입사 1년 만에 이사로 승진해 주목받았다. 그는 NC소프트 전무·NC소프트서비스 대표·NC문화재단 전무 등 IT기업 임원만 15년을 지냈다. 한국게임산업협회 운영위원을 지내면서 세계 최대 규모 게임 전시회인 ‘지스타’ 부산 개최를 이끈 바도 있다.
“정치 입문하면서 갖고 있던 스타트업 지분을 모두 처분했다. 나는 진심”이라는 이 후보는 “오직 인물·정책으로, 부산 경제를 누가 더 잘 살릴 수 있을지 봐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하을에 꼭 필요하다고 두 번, 세 번 강조한 게 바로 ‘콘텐츠’였다. 깔끔한 도로와 다대포 해수욕장까지 이어지는 지하철, 교통인프라, 대학병원, 곧 있으면 착공에 들어갈 가덕신공항까지 사하을 지역의 교통 인프라는 나무랄 데 없이 발전했지만, 이를 채워줄 기업과 일자리는 턱없이 부족하단 것이다.
그는 다대포 해수욕장을 ‘이(e)스포츠의 윔블던’으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날로 고령화가 심화하는 가운데 뇌기능 향상산업을 유치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또 디지털 기술을 뇌기능 건강과 접목하는 등, 신평·장림 산업단지를 디지털산업단지로 바꾸겠다는 포부도 내놨다. 사하을 지역을 e스포츠 성지이자, 뇌기능 향상산업 중심지로 만들어 ‘노인과 바다’라는 부산을 다시 일으키겠다는 구상이다. 이 후보는 “이재성은 법도 알고 스타트업도 아는 사람이니 ‘이재성이라면 미래혁신산업과 제도의 괴리를 해결해줄 수 있다’는 믿음을 주고 싶다”고 했다. 다음은 이 후보와 일문일답.
—현역 의원 경쟁력이 강하지 않나.
“상대 당 내부 경쟁이 너무 심하고 정책은 보이지 않는다. 조 의원은 교통은 잘했다. 이제는 시즌2가 필요하다. 디지털 기반 고부가가치 산업을 발전시키는 데는 제가 낫다.”
—사하을 출마를 원했나.
“정말 제가 원했던 곳이다. 여긴 제 고향이고 초중고를 나왔다. 의대도 1년 다녔다. 부산 엑스포 유치가 실패한 것도 이곳 출마를 희망한 이유다.”
—정치 입문 계기와 민주당 입당 계기는 무엇인가.
“봉사활동을 하던 중 소년의집에서 만난 아이 중 의사가 되고 싶다는 아이가 한 명도 없었다. 그 앞에 대학병원이 있는데도 그랬다. 굉장히 충격이었다. 경제불황시대 청년 취업과 창업을 주제로 강연을 다녔는데, 거기서 만난 학생들 몇몇은 “그래서 그런 기업이 우리 지역에는 있냐”고 반문하더라. 점점 격차가 벌어지다 못해, ‘가능성’을 보는 눈도 격차가 커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격차 해소가 필요하다. 격차 해소를 위해 나아가는 정당은 민주당이라고 생각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격차 해소를 말하지만, 그건 개인 의견이라고 생각했다”
—이(e)스포츠 박물관 등을 유치한다고 했다.
“2029년 가덕신공항이 개항한다. 공항 효과를 보기 위해선 물류가 활발해져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결국 기업이 있어야 한다. 또 소비력이 있는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해야 한다. 다대포 해수욕장에는 넓은 백사장이 있고 지하철도 뚫려 있다. e스포츠를 관람하기 최적의 장소다. 우린 게임 종주국이다. 지스타에 이어 부산에 e스포츠라는 브랜드 전략을 덧씌운다면 큰 힘을 발휘할 거다. 여기에 전 세계 e스포츠 스타플레이어 기념관을 만드는 안도 있다. 예컨대 영국에 박지성 선수 전시관이 있다면 한국 관광객들 필수 코스가 될 거다. 외국의 유명 선수 기념관을 만든다면 해당 국가 관광객들 필수 코스가 되지 않겠나.”
—뇌기능 향상 센터 공약에 관해 설명해달라.
“부산이 살기 위해서는 서울보다 앞서는 산업이 나와야 한다. 뇌기능 산업은 ‘블루오션’이다. 참 역설적이게 감천동은 60세 이상 인구가 50%가 넘는다. 고령 인구가 많다는 것 자체는 굉장히 부정적이지만 한편으로는 치매 예방 실증이 가능한 동네라는 의미기도 하다. 감천동의 창작자들과 건강기능디지털 콘텐츠를 만들어 보급하고, 그 효과를 실증하고, 이런 사례가 쌓이다 보면 일종의 산업단지로도 키울 수 있다.”
—스타트업 육성을 계속 강조하는데, 실패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스타트업은 절대 평가가 돼야 한다. 업계에서 작년이라면 지원을 받을 수 있었는데 올해는 운이 없어 못 받았다는 토로가 나온다. 이 정도 해내면 투자와 인력이 온다는 믿음이 있을 때 스타트업이 생겨나고 생태계가 돌아가기 시작한다. 모태펀드 규모를 1조원 정도로 계속 유지한다면 사실상 정부가 시장을 보증하게 되는 형태가 될 것이고 투자 시장도 활성화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