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부 검사 출신의 이원모(44)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이 결국 경기 용인갑에 우선추천(전략공천)을 받았다. 서울 강남을에 공천 신청을 했다가 ‘용산 출신들이 양지만 찾는다’는 비판에 경기도로 목적지를 수정했지만 19대 총선 이후 3번 연속 보수당이 석권한 양지에 최종 깃발을 꽂았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렵게 됐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26일 이 전 비서관을 용인갑에 전략공천 한다고 밝혔다. 이 전 비서관은 이날 “당으로부터 용인갑 지역으로의 출마를 요청받았다”며 “좌고우면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힘 있고 깨끗한 후보가 용인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용인 동료 시민의 명령으로 받들겠다”고 강조했다.
이 전 비서관이 넘어야 할 산은 크게 두 지점이다. 앞서 용인갑에 출사표를 내고 면접까지 본 김대남 전 대통령실 시민소통비서관과 김희철 전 위기관리비서관 등 6명에 이르는 예비후보들의 반발이다. 용산 출신 비서관만 2명이 경쟁했으나 정작 지역구 공천에 신청도 하지 않았던 이 전 비서관이 막판에 내려 꽂히면서 기존 예비후보들의 반발을 어떻게 무마하느냐가 본선 경쟁력과도 직결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 전 비서관은 “그간 고생하신 예비후보님들께도 심심한 위로의 말씀과 함께 용인 발전을 위한 지혜를 나눠주시도록 간곡하게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또 이 전 비서관은 서울에서 태어나 대일외고(서울 성북구)와 연세대(서대문구)를 나왔다. 검찰 시절에도 부산·대전·대구에서 근무하는 등 용인과는 특별한 연고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연고가 없는 이 전 비서관이 강남구 출마를 신청했다 용인으로 옮겨온 것에 대해 지역구 유권자들을 어떻게 설득하느냐가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이 전 비서관은 그동안 17대 이후 현역 의원들이 모두 금품수수 등의 비리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 받은 만큼 본선에선 검사 이력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특수부 검사를 지내 ‘윤석열 사단’의 막내로 불린다. 특히 윤 대통령이 직접 중매에 나서 자생한방병원장 차녀와 결혼한 것으로 알려져 있을만큼 가까운 사이로 통한다. 이 같은 점을 내세워 총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용인갑은 17·18대 국회의원을 지낸 우제창 전 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물러난 후 19·20대 이우현 전 의원과 21대 정찬민 전 의원까지 5대에 걸친 현역 의원이 모두 구속 수감된 마의 지역으로 불린다. 특히 20대와 21대에는 의원들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 낙마했다. 심지어 더불어민주당 용인갑 지역위원장을 지낸 이재명 대표의 측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도 현재 쌍방울그룹 대북 송금 의혹 등과 관련해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이 전 비서관의 본선 전망은 어둡지만은 않다. 앞선 3번의 총선에서 모두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과 미래통합당이 승리한 여당에선 밭이 나쁘지 않은 지역구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 대선에선 용인갑에 해당하는 용인 처인구에서 윤 대통령이 46.64%를 얻어 이재명 대표에 3.18%포인트 뒤졌다는 점이 이 전 비서관 입장에선 가장 어려운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