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신당’ 묻자 안규백 “악마와 손잡는 걸 생각해보긴 해야 하는데…”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장, ‘장르만 여의도’에서 “꼭 정당 만들어서 해야 하나”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장. JTBC ‘장르만 여의도’ 유튜브 영상 캡처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장이 26일 4·10 국회의원 총선거 대비 박차를 가하는 ‘조국신당(가칭)’에 관해 “(윤석열 정권) 심판은 같이 하는데 꼭 정당을 만들어서 해야 하느냐 이 부분에 대해서는…”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안 위원장은 이날 오후 종합편성채널 JTBC 유튜브 채널 ‘장르만 여의도’에 나와 ‘조국신당과의 관계 정립은 어떻게 되고 있나’라는 질문에 “윤석열 정권 심판 대열에 합류한다는 것은 동감”이라면서 이처럼 답했다.

 

다만, “이 시점에서 꼭 필요한가에 대해서는 생각이 일치하지 않는 것 같다”며 “힘과 에너지와 지혜를 모아야 할 터인데 ‘조국신당’을 만들어서 또 한다는 것은 일반 지지자와 당원들에게 어떻게 비칠까 문제가 상당히 고민된다”고 덧붙였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정권 심판’ 선봉에 서야할 것 같은데 무슨 문제인가라는 질문이 나오자, 안 위원장은 “지금은 선택과 집중을 해야 될 때 아니겠나”라면서 “사람이 하나를 보면서 두 가지 물체를 (동시에) 볼 수는 없지 않느냐”고 강조했다.

 

이 대목에서 안 위원장은 대뜸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를 언급했다.

 

안 위원장은 “처칠이 히틀러를 적대하기 위해, 대승하기 위해, 자유민주주의를 추구하기 위해 지역에 있는 악마와도 손을 잡겠다고 얘기하지 않았나”라며 “악마와도 손을 잡겠다는 것을 저희는 한번 생각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단은 안 위원장이 ‘윤석열 정권’을 히틀러, 조 전 장관을 악마에 비유한 것으로 들린다.

 

귀를 의심한 듯한 ‘조국 전 장관이 악마는 아니지 않나’라는 패널 질문에 안 위원장은 “손잡고 같이 하기는 하되, 꼭 이 시점에 정당을 만들어서 같이 하는 걸 판단하기에는 제한적(이라는 뜻)”이라고 말을 얼버무렸다.

 

정권 심판에 뜻을 모으되 여러 갈래를 만들지는 않았으면 하는 안 위원장 속내로 비쳤다.

 

처칠은 1941년 6월 나치 독일의 소련 침공에 ‘만약 히틀러가 지옥으로 쳐들어간다면 나는 하원에 나가 악마에 대해서도 호의적으로 언급할 것’이라는 어록을 남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히틀러를 ‘악마’보다 더 나쁜 존재로 본 처칠이 히틀러 패배를 위해서라면 악마와도 손잡겠다고 말했다는 해석 등이 있다.

 

이를 끌어와 ‘굳이 신당까지 해야 겠느냐’는 의중을 안 위원장이 드러낸 것으로 읽힌다.

 

안 위원장은 ‘컷오프(공천배제)’나 현역 의정 평가에서 하위 성적표를 받아 든 의원들의 반발 등 공천 잡음에는 “일하는 사람이 접시 깨지 않나”라며 “일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접시 깰 일이 없다”고 포장했다.

 

계속해서 “공천은 한 정당의 정치에서 최고의 가능성의 예술이자 정치의 극점”이라며, “우리처럼 시끄럽다는 것은 뭔가 되어가는 형국이 아니겠나”라고 평가했다.

 

지역구 ‘서울 마포갑’ 전략공천 지역 지정으로 공천에서 배제되면서 단식 농성에 들어간 노웅래 의원을 향해서는 “지금 약간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는데, 어떤 경우가 오더라도 마음의 끈을 놓지 말고 윤석열 정권 심판에 동참해주기를 호소한다”는 메시지를 안 위원장은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