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을 보좌하며 정치적 고난을 함께했던 ‘동교동계 막내’ 설훈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을 떠났다.
설 의원은 28일 국회에서 연 탈당 기자회견에서 “저는 198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나고, 민주당을 세우고, 민주당의 국회의원으로서 지금까지 살아왔다”면서 “작금의 민주당은 다르다. 민주적 공당이 아니라 이재명 대표의 지배를 받는 전체주의적 사당으로 변모됐다”고 했다.
설 의원은 “이 대표는 연산군처럼 모든 의사결정을 자신과 측근과만 결정하고, 의사결정에 반하는 인물들을 모두 쳐내며, 이 대표에게 아부하는 사람들만 곁에 두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어 “이제 민주당은 국민을 위해 어떤 정치를 해야 하느냐며 심도 있게 토론하는 것이 아닌, 어떻게 아부해야 이 대표에게 인정받고 공천을 받을 수 있을 것인지만 고민하는 정당이 되어버렸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국민을 향한 다양한 목소리는 나오지 않고, 이 대표를 향한 찬양의 목소리만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설 의원은 “이 대표에게 정치는, 그리고 민주당은 자기 자신의 방탄을 위한 수단일 뿐”이라며 “윤석열 정권에 고통받는 국민은 눈에 보이지 않고, 그저 자신이 교도소를 어떻게 해야 가지 않을까 만을 생각하며 당을 운영하고 있다”고 날 선 발언을 쏟아냈다.
설 의원은 비명(비이재명)계의 추가 탈당을 예고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현재 함께 행동하지 못하는 다른 의원들이 민주당에 대한 애착, 사랑 때문에 결정하지 못하는 형편”이라며 “차례차례 탈당하든 다른 방식으로 민주당에 변화를 요구하는 형태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질타도 거듭 쏟아냈다. 설 의원은 “한마디로 말하면 혼자 하는 독선에 가득 찬 오만의 정치이다. 처음부터 잘못 시작했다”라며 “성남시장, 경기지사를 거치면서 자신이 지시하는 스타일로 굳어졌다”고 했다. 이어 “참으로 불행한 환경이라고 생각한다”며 “그 탓에 정치는 대화와 타협이 기본인데, 이 대표는 그런 것을 전혀 모른다. 자기가 하면 다 따라와야 하고, 그게 선이고 정의라고 생각하는 듯하다”고 했다.
설 의원은 당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현역 의원 평가 하위 10% 통보를 받았다. 하위 10% 평가는 경선 시 30% 감점 요인이 되기 때문에 사실상 컷오프 성격이 짙다. 설 의원은 제3지대 정당 새로운미래에 입당할지 여부를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