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기준 한때 9000만원 ‘터치’ 반감기 채굴량 절반으로 줄어 현물ETF 수급 맞물려 파죽지세 연내 1억원 돌파 기대감 커져
비트코인이 반감기를 한 달 앞두고 원화 기준 역대 최고가인 9000만원을 기록하는 등 파죽지세를 보이고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반감기 이후 가격이 급등세를 이어갔기 때문에 연내 1억원을 돌파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29일 업비트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45분쯤 비트코인은 9000만원을 기록했다. 2021년 기록한 8270만원을 넘어서는 최고가다. 해외 거래소에서도 비트코인은 6만3734달러로 거래돼 2021년 11월 기록한 달러 기준 최고가 6만8789달러에 근접했다. 2021년 당시보다 원화 대비 달러 가격이 상승한 여파로 비트코인은 원화시장에서 최고가를 먼저 돌파했다.
업계는 4월 반감기 후 언제까지 상승세를 탈 수 있을지 기대를 키우고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비트코인 가격은 반감기 당시보다 이후 몇 달간 급등하는 경향을 보였다. 반감기는 비트코인 발행(채굴)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시기로 약 4년마다 도래한다. 현 추세라면 이번 반감기는 4월19일 앞뒤로 발생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앞서 반감기는 2012년 11월28일, 2016년 7월9일, 2020년 5월11일 각각 찾아왔다. 비트코인 거래시장이 본격 생성되기 시작한 2016년 반감기 당시 650달러에 불과했던 비트코인은 2017년 12월 2만달러 수준까지 상승했었다. 2020년 5월에는 8000달러선에 머물다 이듬해 4월 6만4000달러를 돌파했다. 2021년 11월에는 역대 최고가인 6만8789달러를 찍었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반감기 후 하루 비트코인 채굴량이 900개에서 450개로 감소해 (가격에) 긍정적인 수급효과가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달러로 환산하면 일일 약 2500만달러 수준의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반감기 후 상승이 거시적 이벤트와 맞물려 발생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2016년에는 각종 가상자산이 우후죽순 생겨나 투자자의 관심이 쏠렸고, 2020년에는 코로나19에 따른 물가상승 위험회피(헤지) 수단으로 비트코인 수요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올해 들어서는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수급과 맞물려 가격이 상승했다.
정석문 코빗리서치센터장은 “현물 ETF처럼 확실한 수요처를 확보한 상황에서 비트코인 반감기를 맞은 경우는 과거엔 없었다”며 “매각 마감일과 타이밍, 수요 변화 등 여러 변수가 존재하는 만큼 일반 투자자에게는 장기적인 안목에 기반한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