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시 젊은 공무원 32명 사직… 1년새 2배

2023년 처우 열악·민원 부담 이유
강릉 등 타 지자체도 퇴직 러시

강원 춘천시가 젊은 공무원들을 붙잡겠다며 새내기들의 이름표를 단 나무심기 행사까지 벌였지만 MZ공무원들의 공직 ‘엑소더스’를 막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입 공무원들은 열악한 처우와 민원 응대에 대한 부담을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29일 춘천시에 따르면 지난해 의원면직한 공무원은 32명으로 집계됐다. 앞선 2022년 13명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특히 지난해 퇴직한 공무원은 모두 8·9급 등 젊은 공무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춘천시 젊은 공무원들의 퇴직 러시는 처음이 아니다. 2018년 7명(8급 4명, 9급 3명)이 시청을 떠난 데 이어 2019년 9명(8급 4명, 9급 5명), 2020년 13명(8급 5명, 9급 4명)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실무를 맡아 한창 일해야 할 젊은 공무원들이 잇따라 공직을 떠나자 시는 지난해 초 특단의 대책을 내놨다. 시보를 끝낸 새내기 공무원 53명에게 직접 나무를 심고 각자의 이름표를 부착하는 행사를 주최한 것이다. 시는 새내기 공무원들이 자신의 이름이 붙은 나무를 심음으로써 공직사회에 대한 자긍심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으나, 결과적으로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상황은 강원지역 다른 지자체들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강릉시를 떠난 젊은 공무원은 19명으로 전년 18명보다 1명 늘었다.

지난해 입직한 20대 공무원 A씨는 “공무원 초임 월급은 아르바이트를 해도 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며 “월급날이 기다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원주시청 한 공무원은 “최근 민원인이 공무원들을 폭행하는 사건이 있었다. 떠나는 이유가 돈이 전부는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