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민련 남측본부 해산 “남북관계 두 교전국가 관계로 전환”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본부가 최근 해산하고 ‘반제·자주’를 내세운 새 조직을 건설한다고 밝혔다. 범민련은 민족주의에 기반한 통일운동 단체로 수십년 활동해왔으나 새 조직의 이름에는 ‘민족’을 뺐다. 

 

범민련 남측본부는 지난달 28일 홈페이지 공지에서 ‘범민련 남측본부 해산총회 및 새 조직 건설 결의대회’ 소식을 게시하고 “해산과 함께 ‘한국자주화운동연합‘(가칭)을 결성 결의”했다고 알렸다. 또 “우리의 이름이 그 무엇으로 바뀌든 반제자주의 숙원을 풀어야 한다는 결심과 본분을 잃지 않고, 언제나 각계층 동지들과 더불어 단결과 투쟁의 함성을 높이며 자주변혁의 앞장에서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범민련 남측본부는 지난달 17일 서울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에서 해산총회를 열었다. 1990년 11월 출범 이후 35년만의 해산이다.

 

단체가 홈페이지에 게재한 통일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향후 주요 활동으로 △국가보안법 철폐 △한미일동맹 해체 △주한미군 철수 △미국에 의한 전쟁반대를 비롯한 당면과제를 중심으로 '한국사회의 자주화를 위한 실천'을 앞세우고 윤석열 퇴진투쟁과 자주·변혁 관련 사안에 대해 적극 참가하고 연대할 것”이라고 정했다. 또 “새 조직의 명칭은 우선 (가칭) 한국자주화운동연합(약칭 자주연합)으로 하되, 준비위원회가 만들어지면 다시 결정할 문제로 미루었다”고 전했다. 해산 총회에서 이들은 “우리는 6·15공동선언 이후 반미자주의 기치아래 힘있는 자주역량을 만들어 내지 못하고, 조미핵담판이라는 격변기에서 반제자주전선을 거세게 만들어 내지 못한 것을 반성적으로 평가하면서 범민련운동의 막을 내려야 하는 시점에 서게 되었다”고 말했다.

 

원진욱 사무처장은 통일뉴스에 기고한 ‘범민련 남측본부 해산 이유와 진로’에서 “범민련 남측본부가 해산하게 된 첫째 이유는, 남북관계가 전면 파탄을 넘어 통일이 불가능한 상태일 뿐만 아니라 적대적인 두 개의 교전국가 관계로 전환되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