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김영주 종로서 회동… 金 국민의힘 입당 논의 본격화

민주 ‘친명횡재 비명횡사’ 공천기조 강화에
金 “민주당 사당화한 이재명 안 지킬 것”
文 전 대통령·정세균계, 金 탈당 적극 만류
美 체류 중인 정 전 총리, 이달 초 귀국예정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김영주 국회부의장(4선·서울 영등포갑)이 1일 비공개 회동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22대 총선을 앞두고 비명(비이재명)계에 대한 공천 불이익, 일명 ‘친명횡재 비명횡사’ 공천 기류 속 김 부의장이 더불어민주당 탈당을 선언한 이후의 만남이어서 국민의힘 입당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야 정치권에 따르면 한 위원장과 김 부의장은 이날 서울 종로의 모처에서 회동한다. 한 위원장의 만남 요청에 김 부의장이 응하면서 성사된 자리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김영주 국회부의장. 연합뉴스

한 위원장은 평소 김 부의장에 대해 공개석상에서 “대단히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분으로 기억한다”고 높게 평가했다. 한 위원장은 김 부의장이 민주당 탈당을 선언하자 전화를 걸어 여당 입당을 적극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두 사람은 이번 회동에서 정국을 논하며 김 부의장의 여당 입당에 대한 주제로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눌 것으로 보인다.

 

김 부의장은 한국노총 금융노조 상임부위원장 출신으로서 노동계 및 지역 조직력이 강한 만큼 향후 김 부의장의 여당행이 현실화할 경우 야권에 적잖은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김 부의장이 탈당을 결심한 것은 친명(친이재명)계를 제외한 현역 의원들이 공천 허들을 제대로 넘지 못하는 ‘비명횡사’ 기조가 사실상 김 부의장의 등을 떠밀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김 부의장은 지난달 19일 탈당 기자회견을 하기 전 문재인 전 대통령과 전화 통화로 지금의 민주당 내부 사정과 탈당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문 전 대통령은 통화에서 김 부의장의 탈당을 만류한 데 이어 전해철(3선·경기 안산상록갑)·윤건영(초선· 서울 구로을)·윤영찬(〃·성남 중원) 의원을 보내 설득해보려 했지만, 김 부의장의 뜻이 확고했다. 전 의원은 문재인정부에서 행정안전부 장관을, 윤건영 의원과 윤영찬 의원은 각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과 국민소통수석을 지낸 친문(친문재인) 핵심 멤버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 측에서는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인 김교흥 의원이 김 부의장의 탈당을 만류했지만, 김 부의장을 설득하지는 못했다. 미국에 체류 중인 정 전 총리는 이달 초 귀국할 예정이다.

 

앞서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김 부의장을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로 분류했다. 이러한 통보는 임혁백 공관위원장이 직접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위 20%에 속할 경우 당내 경선 시 득표의 20%를 감산하기 때문에 컷오프(공천 배제) 성격이 강하다.

 

공관위 통보와 관련, 김 부의장은 “영등포 주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으로서 모멸감을 느낀다”며 “지난 4년간 한 해도 빠짐없이 시민단체, 언론으로부터 우수 국회의원으로 선정될 만큼 성실한 의정활동으로 평가받아 왔다”고 반발했다. 또 “저에 대한 하위 20% 통보는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사당으로 전락했다고 볼 수 있는 가장 적나라하고 상징적인 사례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민주당이 잘되기를 바라지만, 이재명을 지키지는 않겠다”고 선언했다.

 

야권 핵심 의원은 “김 부의장은 다선 중진임에도 초선 의원 때의 열의를 여전히 유지하며 의정활동을 대단히 성실히 수행해 왔다”며 “그런 김 부의장이 하위 20%에 속한다는 것은 저로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