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상장기업의 가치를 끌어올리려는 목적으로 지난달 26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한 뒤 구체적인 방안 미비로 주식시장 상승세는 잠시 주춤했지만, 장기적 차원에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확고하게 밝힌 건 긍정적이라는 평이다. 자산운용업계에서도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에 발맞추어 저(低)PBR(주가순자산비율) 테마주나, 고배당주, 가치주 등 ‘밸류업’ 효과를 크게 볼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 등의 홍보에 나섰다.
◆‘고배당주’ 투자 ETF 주목
먼저 업계에서 주목하는 상품은 고배당주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저평가 기업에도 투자
저평가 기업을 찾아 투자하거나 앞으로 주주환원 의지가 강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에 선투자하는 상품도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내놓은 ‘ACE 주주환원가치주액티브 ETF’는 에프앤가이드(FnGuide) 올라운드 가치주 지수를 비교 지수로 두고 초과 성과를 목표로 운용한다. 저평가된 기업 중 운용역 자체 조사로 향후 배당금 증가나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 자본의 질 상승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찾아낸다. 중견기업 중 순자산과 당기순이익, 배당금, 현금흐름 등 4개 요소를 종합해 저평가된 종목을 선별한 뒤 주주환원 관련 리서치를 반영해 투자 대상을 선정하고 있다.
한투신탁운용 측은 “이 4개 요소는 기업의 저평가 여부를 판별할 뿐 아니라 현재는 배당 및 자사주 매입을 적게 하지만 향후 이를 확대할 여력이 있는 기업을 선별하는 데 활용된다”며 “이익과 자본의 질이 좋은 기업, 가치주에서 성장주로의 전환 기회를 가진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 종목을 선정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기준 △세아제강지주 △크레버스 △영원무역홀딩스 등에 투자하고 있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이 지난달 27일 한국거래소에 상장한 ‘KoAct 배당성장 액티브 ETF’는 자기자본이익률(ROE) 증가를 바탕으로 현금 창출능력이 지속해서 향상되며, 주주환원율을 높일 의지가 있는 기업들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이다. 현금 흐름이 개선되는 기업을 엄선한 뒤 ROE가 증가하는 기업을 선별하고 마지막으로 배당 지급 횟수와 관련 수익률을 늘려 주주환원 개선 의지가 있는 기업을 분석해 편입한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에 따르면 이 ETF의 업종별 예상 투자 비중은 은행·카드 17%, 화학·제지 14%, 자동차 13% 등으로 고루 분산되어 있다.
삼성액티브운용 측은 현재는 은행의 배당 수익률과 현금창출 능력이 높아 주가 상승률이 높지만 향후에는 보다 적극적인 주주환원이나 현금흐름 개선이 기대되는 종목에 분산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 ETF의 포트폴리오에는 △하나금융지주(8.0%) △현대차(8.0%), △케이카(1.5%) △메리츠금융지주(1.0%) 등 현금흐름 및 주주환원 우수 기업과 개선이 전망되는 기업 45개가 골고루 담길 예정이다.
신한자산운용이 운영하는 ‘신한 밸류업 펀더멘탈 인덱스 펀드’도 자기자본, 배당 등에 더해 매출액과 현금흐름을 고려하여 저PBR 기업이나 주주환원 정책 의지가 있는 기업, 현금창출을 통해 지속성장 가능한 기업에 더 많은 비중을 두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신한운용 측은 “기업가치 재평가로 수혜를 볼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한다는 점에서 한국 시장의 밸류업 국면에서 혜택을 받을 만한 상품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자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