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잔류’ 임종석, 당내 입지 다진 뒤 총선 이후 당권 도전 가능성?

'친문 구심점' 역할에 무게 둔 것이라는 분석도
뉴스1

더불어민주당의 서울 중·성동갑 공천 배제(컷오프) 결정에 반발해 탈당의사까지 내비친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4일 당의 뜻을 수용한다며 잔류 의사를 밝혔다. 이번 총선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지 밝히지 않았으나 당내에서 입지를 다지면서 선거 이후 당권 도전 등 친문의 구심점 역할에 무게를 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4일 뉴스1과 야권에 따르면 임 전 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당의 결정을 수용하겠다"고 적었다. 임 전 실장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탈당은 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임 전 실장이 이날 갑작스레 당 입장 수용 의사를 밝히면서 탈당 후 새미래 합류 등의 행보는 무산됐다.

 

이제 관심은 이번 총선에서 임 전 실장이 어떤 행보를 보일 것이냐에 모아진다. 가장 적극적인 참여는 선거대책본부에 합류해 지원에 나서는 것이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임 전 실장의 추후 역할에 대해 "본인이 (선대본부장은) 아니라고 밝혔다"며 "아직 구체적으로 생각해 놓은 게 없다. 임 전 실장도 우리 당의 승리, 국민의 승리를 바랄 것이기 때문에 힘을 합쳐야 한다"고 답했다.

 

당 차원에서 이미 임 전 실장과 관련된 논의를 했으나 임 전 실장 측이 선거참여에 대해 확답을 주지 않았다는 얘기다. 임 전 실장은 이번 총선에서 전면에 나서지 않으면서 당내 비판세력으로 입지를 다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고민정·이인영·윤건영 등 이번 총선에 출마하는 친문(친문재인)의원들의 지원 요청이 있을 경우 개인 자격으로 유세에 나설 가능성은 남아있다.

 

임 전 실장 측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 심판을 계속 강조해 왔는데 조금 쉰 뒤 계획을 다시 잡을 것"이라고 했다. 총선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면 그 결과에도 책임을 함께 져야 한다. 친문 배제 공천으로 이번 총선이 어렵게 됐다는 것이 임 전 실장의 정국 판단이기 때문에 총선 국면에서 2선으로 물러나 있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임 전 실장은 오히려 총선후 당내 역학구도에 따라 정치적 재기를 노리는데 무게중심이 가 있다는 의미다.

 

당초 임 전 실장이 공천에서 배제된 친문계의 구심점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친문계 핵심인 홍영표 의원은 사실상 컷오프(공천 배제)됐다. 전해철 의원은 경선행이 결정됐으며 고민정·윤건영·이인영 의원 등은 단수 공천을 받았다.

 

임 전 실장이 당내에서 친문 세력의 구심점으로 부상한 만큼 추후 8월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노릴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특히 중·성동갑 지역구를 국민의힘이 차지하는 등 민주당의 총선 성적표가 저조할 경우 이재명 대표를 향한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는 점도 이같은 해석에 힘을 싣는다.

 

민주당을 탈당한 설훈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민주당 내에서도 민주당을 바로 잡을 세력이 있어야 한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생각한다"며 "당내에서 당의 문제를 시정하자고 외치는 사람이 있어야 하니 그렇게 한다면 충분히 이해가 간다"고 밝혔다.

 

앞서 민주당 전략공관위는 지난 달 27일 서울 중·성동갑에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전략 공천했다. 해당 지역 출마를 준비해 온 임 전 실장은 공천에서 배제됐다.

 

임 전 실장은 하루 뒤인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당 지도부를 향해 "중·성동갑에 대한 의결 사항을 재고해달라"고 촉구했다. 또한 "정치는 생물"이라며 탈당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지난 2일에는 재고 요청에 응답하지 않는 당 지도부를 향해 "이재명 대표의 속내는 충분히 알아들었다"고 비판했다.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와도 접촉하면서 탈당이 임박했다는 관측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