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4일 22대 총선 후보자 200명을 확정했다. 국민의힘은 16년 만에 처음으로 열세 지역인 호남 전 지역구에 후보를 내기로 하고, 진보 진영 인사를 영입하는 등 외연 확장을 통한 총선 승리를 꾀하고 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3차 경선 결선 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경선 결과 인천 남동갑에 손범규 전 SBS 아나운서, 경기 남양주갑에 유낙준 전 해병대 사령관, 충북 청주 흥덕에 김동원 전 동아일보 기자가 승리하면서 공천을 받게 됐다. 국민의힘은 이날 본선행이 결정된 3명을 포함해 전국 254개 중 200개 선거구(78.7%)의 후보를 확정했다.
국민의힘은 ‘보수의 불모지’로 꼽히는 ‘호남 끌어안기’에도 힘쓰는 모양새다. 호남 28개 지역구 중 전남 여수을, 담양·함평·영광·장성을 제외한 26개의 후보 공천도 마무리됐다.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호남 모든 지역구에 후보를 내게 되면 2008년 18대 총선 이후 최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국민의힘은 16년 만에 광주 지역의 모든 지역구에서 후보를 국민들께 제시했다”며 “그만큼 대한민국 전 지역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보여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뿐 아니라 이념 스펙트럼을 넓히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4선 김영주 국회부의장은 이날 국민의힘에 공식 입당했다. 5선 이상민 의원에 이어 민주당 출신 중진 의원이 국민의힘으로 당적을 옮긴 것은 두 번째다. 김 부의장은 19∼21대 총선에서 서울 영등포갑에, 이 의원은 17∼21대 총선에서 대전 유성에 당선되면서 보수 진영에 한 번도 지역구를 내주지 않았다.
한 위원장은 김 부의장 영입이 총선을 앞둔 ‘이합집산’이라는 비판에 대해 “기본 철학을 공유한다면 다양한 생각을 가진 많은 사람이 모일 때 더 강해지고 유능해질 수 있다”면서 “김 부의장 같은 분이 오시면 외연이 넓어지고, 더 많은 국민을 대변할 정당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 부의장이 발의한 ‘외국 간첩 처벌법’에 대해서도 “4월 총선에서 승리해 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할 법 중 하나”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당의 ‘텃밭’으로 불리는 서울 강남권과 영남권 지역구 2∼3곳에 국민추천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정영환 공관위원장은 이날 퇴근길 기자들과 만나 “(대상을) 너무 크게 벌렸다간 힘을 뺄 수 있어 가능한 한 단출하게, 취지는 살려서 가겠다”며 “많으면 2∼3곳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관위는 5일 국민추천제 대상 지역과 추가 공천 결과를 발표한다. 여기에는 김 부의장(서울 영등포갑),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강서을)의 우선추천(전략공천)과 한 위원장의 비서실장인 김형동 의원의 지역구(경북 안동 예천) 경선 방침 등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힘은 지역구 공천에서 ‘현역 불패’ 경향을 보이며 청년·여성 비율이 낮다는 비판을 받자 국민추천제와 비례대표를 통해 이를 보완하겠다고 강조해왔다.
국민의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는 이날부터 7일까지 공천 신청을 받는다. 비례대표 후보군에는 탈북민 출신 박충권(38) 전 현대제철 책임연구원, 김금혁(33) 전 보훈부 정책보좌관을 비롯해 지역구 출마를 하지 않은 영입 인재들이 오르내린다. 여성·청년·장애인 대표성이 있는 이소희(38) 세종시의원도 출사표를 냈다. 호남 출신 김가람 전 최고위원, 조배숙 전북도당위원장, 주기환 광주시위원장, 김화진 전남도당위원장 등도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