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치를 지난해와 동일한 ‘5% 내외’로 제시했다. 대내외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경제 회복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분석된다.
리창(李强) 중국 국무원 총리는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회식에서 정부 업무보고를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중국의 올해 경제 성장 목표인 5% 내외는 지난해에 이어 2년째 같은 수치로, 중국 정부가 GDP 기준 성장률 목표를 발표하기 시작한 1994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이어 갔다. 1994년 이전까지 중국은 국민총생산(GNP) 기준 목표치를 제시했는데, 이때를 포함해도 1991년(4.5%)을 제외하고는 가장 낮다.
중국은 지난해 코로나19 통제에서 벗어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들어갔지만 부동산 경기 둔화, 지방정부 부채 문제, 소비 부진,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하락) 등 다양한 악재에 시달렸다. 이런 우려에도 5.2%의 성장을 이뤄내 목표를 달성한 중국은 자신감을 앞세워 지난해와 같은 수준의 목표치를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국의 대내외 상황을 고려하면 이마저도 쉬운 목표는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전날 이코노미스트 2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실제로는 약 4.6% 성장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고, 세계은행·국제통화기금 등 국제기관도 4%대 성장률을 전망한 바 있다.
세계적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샤르민 모사바르라마니 자산관리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고객이 중국 경제가 현재 ‘바닥’이어서 투자할 시기가 되었느냐고 묻는다”면서 “중국 경제는 더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우리 견해는 중국에 투자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리 총리도 업무보고에서 “경제의 지속적인 회복·호전의 기초는 아직 안정적이지 않고, 유효수요 부족과 일부 산업의 과잉생산, 사회적 기대의 약화, 여전히 많은 리스크와 잠재 문제, 국내 순환 장애물과 외부 순환 간섭의 존재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성장률 목표를 5% 내외로 제시한 데 대해서는 “취업 증가와 리스크 예방·해소, 경제 성장 잠재력과 이를 지지하는 조건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재정부는 올해 국방예산을 전년 대비 7.2% 증액한 1조6655억2000만위안(약 308조원)으로 설정해 처음으로 300조원을 넘겼다. 지난해 증가율 7.2%와 같은 수준으로, 2021년(6.8%), 2022년(7.1%)보다는 다소 높은 것이다. 과학기술 예산은 지난해보다 10% 늘린 3708억위안(약 68조6000억원)으로 책정했다. 올해 재정적자 목표치는 GDP의 3.0%로 설정해 4조600억위안(약 751조원)의 적자예산을 편성하기로 했다.
중국 정부는 또 신규 취업 1200만명 이상과 실업률 5.5% 내외,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3% 내외 등도 목표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