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왜 신이라 불리는지 알겠지?’ 흥국생명, 김연경 앞세워 IBK 잡고 선두 탈환 성공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이 선두 탈환에 성공했다.

 

흥국생명은 5일 화성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IBK기업은행과의 원정경기에서 ‘배구여제’ 김연경의 맹활약을 앞세워 세트 스코어 3-1(25-20 29-31 25-19 25-17)로 이겼다.

승점 3을 챙긴 흥국생명은 승점 73(26승7패)로 현대건설(승점 73, 24승8패)과 승점에서는 동률을 이뤘으나 승수에서 앞서며 선두 자리로 올라섰다.

 

한 경기 덜 치른 현대건설이 6일에 곧바로 도로공사와 맞대결을 펼치기 때문에 흥국생명의 1위는 ‘하루 천하’에 그칠 수도 있다. 여자부 정규리그 우승팀의 향방은 결국 두 팀이 6라운드 맞대결을 펼치는 12일에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두 팀은 주전 세터들이 부상으로 나란히 결장했다. 타격이 더 큰 쪽은 아시아쿼터 트라이아웃 전체 1순위로 IBK기업은행에 합류한 폰푼(태국)이 빠진 IBK기업은행이었다.

 

폰푼은 빠졌지만, 이날 패하면 사실상 봄배구 진출이 좌절되는 IBK기업은행의 저항은 거셌다.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 전체 1순위인 왼손잡이 아포짓 스파이커 브리트니 아베크롬비(미국)의 고공 강타가 경기 내내 터졌다. 경기 막판 직전까진 경기 내내 50% 이상의 공격 성공률을 기록한 아베크롬비는 2세트엔 혼자 무려 14점을 내는 괴력을 발휘했다.

1세트를 따냈지만, 아베크롬비의 ‘원맨쇼’에 밀려 2세트를 듀스 접전 끝에 내준 흥국생명은 3세트마저 내주면 이기든 지든 승점 1을 손해 보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몰렸다. 위기에 나선 것은 역시 김연경이었다. 2세트까지 전위에만 올라오면 상대 블로커들을 농락하는 고공 강타를 가동하며 18점을 몰아친 김연경은 승부의 분수령이 된 3세트에도 결정적인 상황마다 해결사로 나섰다. 김연경의 활약을 앞세워 초반 접전으로 치러지던 3세트를 잡아낸 흥국생명은 4세트도 집어삼키며 ‘승점 3’을 온전히 챙겼다.

 

김연경의 이날 성적표는 블로킹 3개, 서브득점 2개 포함 36점. 공격성공률 50.00%에 범실도 단 4개에 불과한, 그야말로 군더더기 없는 활약이었다. 4세트 21-17에서 무려 22번이나 이어진 기나긴 랠리를 끝낸 것도 김연경의 각도 큰 크로스 공격이었다.

 

김연경의 반대편에서 뛴 아포짓 윌로우도 공격 성공률은 38.89%로 다소 낮았지만, 28점을 몰아치며 배구여제의 뒤를 받쳤다.

반면 IBK기업은행은 아베크롬비가 혼자 35점(공격 성공률 47.22%)을 터뜨리며 분전했지만, 팀 전력 열세를 이겨낼 순 없었다. 올 시즌 흥국생명을 상대해 6전 전패다.

 

승점 추가에 실패한 IBK기업은행은 승점 46(15승18패)에 그대로 머물렀다. 앞으로 3경기를 남겨둔 IBK기업은행이 최대 쌓을 수 있는 승점은 55다. 현재 3경기를 남겨둔 정관장이 승점 58(19승14패)를 기록 중인만큼, 정관장이 3경기에서 승점 1이라도 추가할 경우 IBK기업은행의 봄배구 진출 가능성은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사실상 포스트시즌 진출은 좌절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