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을 앞두고 ‘윤석열정권 심판·검찰독재 조기 종식’이라는 선명성을 내세운 조국혁신당의 지지율이 제3지대 신당 가운데 가장 높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범야권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은 민주당 지지율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조국혁신당이 ‘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혁신당(지민비조)’을 내세우면서 비례대표 선거에서 정당 선택을 놓고 민주당 지지자들의 고민은 깊어질 전망이다.
◆“민주당과 따로 또 같이”…선명성 내세워 비례 선거 집중하는 조국혁신당
조국혁신당의 1호 영입 인재인 신장식 변호사는 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저희가 미는 건 ‘지민비조’”라며 “윤석열정권을 심판하는 데 있어 (조국혁신당과 더불어민주연합의) 라인업을 보고 ‘야무지다, 괜찮다’ 싶은 데를 각자 선택해 주시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흔히 커뮤니티에서는 ‘민주당 몰빵(집중 선택)론’ 이야기를 한다”며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따로 또 같이’라고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조국혁신당은 민주당과 지역구 후보 경쟁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란 입장이다. 신 변호사는 “지역구에서 (국민의힘과 야권 단일 후보) 1대1 구도를 깨는 지역구 출마는 없다”며 “이미 (민주당의) 공천이 종료돼 본 게임이 사실상 시작된 곳에서 ‘우리도 한번 해보렵니다’ 이렇게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신 조국혁신당은 민주당보다 선명성을 내세워 비례대표 선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전날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조국혁신당은 민주당이 의지가 있어도 조심해야 하는 캠페인을 담대하게 전개하겠다”며 “‘검찰독재 조기 종식’, ‘김건희씨를 법정으로’ 등 캠페인을 해서 범민주진보 유권자들을 투표장에 나오게 하겠다”고 했다.
◆‘비례 정당투표’ 지지율 10%대 선전…더불어민주연합 지지율 근접한 조사 결과도
최근 조국혁신당은 선전하는 모습이다. 연합뉴스·연합뉴스TV가 여론조사 업체 메트릭스에 의뢰해 지난 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정례 여론조사에서 비례대표 의원을 뽑는 정당투표에 대한 질문에 ‘조국신당’을 택하겠다고 답한 응답자는 13%였다. 이는 ‘민주당이 주도하는 민주개혁진보연합’의 지지도(14%)와 비슷한 수준이다.
설문조사 직전 조국신당은 당명을 ‘조국혁신당’으로 확정한다고 발표했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록 전이어서 조국신당 이름으로 조사가 이뤄졌다. 더불어민주연합 역시 등록 전이어서 가칭 당명인 민주개혁진보연합으로 여론조사가 진행됐다.
같은 조사에서 국민의힘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는 28%를 기록했고, 개혁신당 3%, 새로운미래 2%, 녹색정의당 1%였다. 이 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해 100% 무선 전화 면접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11.7%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여론조사 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YTN 의뢰로 지난 3∼4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선 총선 비례대표 투표 정당으로 조국신당을 꼽은 응답자가 15%에 달했다. ‘민주당 계열 비례정당’은 21%였다. 해당 조사도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100% 무선 전화 면접 조사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12.8%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범진보 투표율 견인 역할”…야권 지지층 표 ‘제로섬 게임’ 우려도
조국혁신당은 민주당 공천 갈등 등에 실망한 진보진영 지지자들이 투표장에 안 나오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투표율을 견인하는 역할을 한다는 계획이다. 조 대표는 지난달 29일 기자간담회에서 “범진보진영의 투표 성향은 민주당의 분란이 오면 투표율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는데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이쪽저쪽 다 꼴 보기 싫다면 조국혁신당을 찍기 위해서라도 투표장에 나와 달라”고 말했다.
중도 확장성 측면에서 조국혁신당과 ‘거리 두기’를 해왔던 민주당 지도부 기류에도 최근 미묘한 변화가 엿보이고 있다. 이 대표는 전날 조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고자 하는 모든 정치세력이 힘을 합쳐야 한다. 그중에 조국혁신당이 함께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민주개혁진보 선거연합 추진단’ 단장인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13일 ‘조국 신당’에 대해 “선거연합의 대상으로 고려하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못 박은 바 있다.
정치권에선 결국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야권 지지층 표를 놓고 나눠 먹는 ‘제로섬 게임’을 벌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신 변호사는 “민주당 비례 표를 나눌 수밖에 없었던 최초 시점에서 (조국혁신당) 불꽃이 당겨질 때는 그랬던 건 맞다”면서도 “(최근 조국혁신당) 바람은 민주당 비례 표만 나눈 것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지점까지 왔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당, 2당이 아닌 좀 똘똘해 보이고 괜찮아 보이는 정당을 선호하는 국민은 항상 13% 이상 존재했다”며 “이분들이 지금 붙은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