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 물가’가 다시 치솟고 있다. 지난달 사과 가격은 1년 전보다 70% 넘게 폭등했다. ‘금사과’ 대신 찾는 소비자가 늘어난 귤도 덩달아 뛰었다. 지난달 귤 가격은 80% 가까이 올라 역대급 상승폭을 기록했다. 정부는 사과 등에 대한 납품단가 지원을 확대하는 등 물가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당장 체감물가 하락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6일 발표된 2월 소비자물가 상승(연 3.1%)의 주범은 신선식품이었다. 지난해 10월부터 매달 두 자릿수 상승 행진을 이어오던 신선식품 지수는 지난달 20.0% 올라 3년5개월 만에 최고 상승폭을 기록했다. 특히 사과는 지난 1월에 56.8%에 이어 2월에는 71.0% 급등했다. 지난해 봄 저온 피해로 착과 수가 감소한 데 이어 여름철 집중호우, 수확기 탄저병 발생 등이 겹치면서 생산량이 30% 급감했다. 검역 문제로 수입되지 않는 만큼 가을 수확철까지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사과값이 치솟으면서 대체재인 다른 과일의 가격도 급등했다. 특히 겨울철 수요가 늘어나는 귤은 1월 들어 39.8% 올랐으며, 노지 생산량 감소까지 겹치면서 지난달에는 78.1% 상승했다.
정부의 노력에도 소비자 체감물가는 쉽게 떨어지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이날 한은 본관에서 물가상황점검회의를 열고 “근원물가가 기조적으로 완만한 둔화 흐름을 이어간 가운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농산물 등 생활물가를 중심으로 높아졌다며 “농산물 등 생활물가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이어갈 수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 물가 흐름은 매끄럽기보다 울퉁불퉁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정학적 리스크, 국내외 경기 흐름, 공급 상황 등과 맞물려 물가상승률이 오르락내리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