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경선 후보로 나와 ‘이재명 지킴이’를 자처하는 등 ‘친이재명계’ 자리를 굳건히 지켜온 안민석 민주당 의원의 총선 불출마에 같은 당 이재명 대표가 “참으로 죄송하다”고 위로했다.
경기 오산 5선인 안 의원은 자신의 컷오프(공천배제)와 함께 당의 영입 인재인 차지호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 전략공천 결정이 나자, ‘독배를 삼키는 심정’으로 총선에 나서지 않겠다고 지난 7일 선언했다.
안 의원의 총선 불출마 선언 직후, 이 대표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혁신을 바라는 국민과 당원의 여망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라며 “용서와 이해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무슨 말로든 위로가 되겠느냐”며 “참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역사적 사명인 총선 승리의 길을 함께 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승리로 보답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안 의원이 보여준 희생과 헌신을 잊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당내 중진으로 함께 걸어온 길에 감사의 뜻을 표하고 컷오프에 대한 이 대표의 안타까운 심정을 담은 글로 보이지만, ‘혁신을 바라는 국민과 당원의 야망’이라는 표현으로 미뤄볼 때 이번 결정은 당심을 반영한 필연이라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달 29일 안 의원 컷오프와 함께 영입인재인 차 교수를 전략공천했다.
2022년 민주당 국제보건·팬데믹 국가인재 발표식에서 인재로 영입됐던 차 교수는 지난 대선에서는 대통령 후보이던 이 대표의 대리인으로도 있었고, 국회 이태원참사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전문가 공청회에서는 참사 발생과 대응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 지적 등으로 정부를 겨냥해 민주당과 궤를 같이했다.
안 의원은 전날 입장문에서 “오늘 독배를 삼키는 심정으로 당의 결정을 수용하고자 한다” 총선 불출마를 알렸다. 자기 지역구인 경기 오산이 전략지역으로 지정되며 컷오프된 데 반발해 이달 1일 재심을 신청했지만 당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안 의원은 “도덕·사법적 흠결이 있는 것도 아니고, 압승할 자신이 있는데 전략공천을 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당을 위해 누구보다 헌신했다고 자부하는데 출마 기회조차 박탈당하니 억울하고 분통하다. 황당하다”고 호소했다. 자신을 ‘계파 갈등’의 희생양으로 만들었다는 주장을 펼치면서도, ‘선당후사’의 심정으로 “제 희생이 총선 승리의 밀알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중진으로 자리가 확고했던 안 의원은 이 대표의 지근거리에 늘 머물러 있었다.
국회 본회의 등에서는 늘 이 대표와 대화하는 안 의원이 포착됐고, 지난해 국회에서 열린 전국정당위원회 발대식에서도 이 대표 바로 옆에 앉아 환하게 웃는 그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2022년 6·1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민주당 경선 후보 TV토론에서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은 이재명 지우기와 정치보복에 몰두할 것”이라며 “누가 경기와 이 전 지사를 지킬 사람인지는 명확하다”고 ‘이재명 지킴이’도 자처했다.
윤석열 정권의 민주주의 파괴에 맞서겠다며 이 대표가 무기한 단식 투쟁 중일 때도 다른 중진 의원들과 함께 찾아 단식 중단을 권고한 바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