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대세’로 떠오른 하이브리드 차량의 독주체제가 심화하고 있다. 인기 모델의 경우 최대 1년을 기다려야 차를 받을 수 있을 정도다. 한때 높은 인기에 계약 뒤 출고까지 장시간이 걸렸던 전기차 대기 기간이 최근에 한 달 남짓으로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하이브리드차 판매량도 경유·액화천연가스(LPG)·전기차를 모두 합한 판매량을 넘어선 상태다.
◆하이브리드 1년 대기해야
10일 현대자동차·기아의 대리점에 공유되는 납기표에 따르면 대부분의 하이브리드 모델이 가솔린과 디젤, LPi 모델보다 더 오래 기다려야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브리드 쏠림에 제품군 확장
하이브리드차의 공급이 시장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질주를 이어가며 하이브리드차 쏠림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수요 증가세가 주춤하고 있는 전기차의 대안으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에서 등록된 신차 11만2496대 중 하이브리드차는 2만7828대로 24.7%를 차지했다.
사용 연료별로 분류했을 때 휘발유(52.2%)에 이어 가장 많은 것이다. LPG(10.4%), 경유(10.2%), 전기(1.8%), 기타 연료(0.6%)를 모두 합한 비율보다 많다. 올해 전체(1월과 2월)로 확대해도 하이브리드차의 판매량(6만7540대)은 경유·LPG·전기차 판매량을 합친 것(5만7136대)보다 많다.
1년 전 판매량과 비교했을 때 하이브리드차는 1만9961대에서 39.4%나 증가했다. LPG(137.7% 증가)를 제외하고 휘발유(19.2% 감소), 경유(55.3% 감소), 전기(82.3% 감소) 등이 일제히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전기차가 정부의 보조금 축소와 부족한 충전 인프라 등의 이유로 수요가 둔화하는 것과 달리 하이브리드차는 여러 장점이 부각되며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솔린이나 경유보다 연비 효율이 좋은 데다가 친환경 차량 특성상 취득세·세금 감면 등의 혜택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의 지난해 연료별 국내 승용차 신차 등록 자료를 보면 하이브리드차는 전년 대비 46.3% 증가한 30만9164대로 집계됐다. 하이브리드차 등록 대수가 연간 30만대를 돌파한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해 현대차그룹은 하이브리드차 제품군을 더욱 확장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다음달 출시 예정인 스타리아 하이브리드 모델과 연식변경 모델인 2024 스타리아의 사전계약을 받고 있다. 스타리아에 처음 나오는 하이브리드 모델에는 1.6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이 적용됐다. 최고 13㎞/ℓ의 연비를 제공한다.
현대차는 이르면 올해 말 출시 예정인 신형 팰리세이드도 기존 디젤 모델 대신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중·대형 차급에 맞춰 개발 중인 2.5 가솔린 터보 모델 기반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