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침공에 맞서고 있는 우크라이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아직 외국군 파병을 받아야 할 상황은 아니라고 밝혔다.
지난 11일(현지시간) 프랑스 BFM TV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인터뷰에서 최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서방의 우크라이나 파병 가능성’에 관해 언급한 데 관한 질문을 받았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외국군이 필요하지는 않다”면서 “우크라이나군이 버티는 한 프랑스군은 자국 영토에 머무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신(프랑스인) 자녀들은 우크라이나에서 전사하지 않을 것”이라고 의미심장하게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한 회원국에 대한 공격을 전체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집단방위조약 제5조를 언급하며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아직 나토 회원국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푸틴이 나토 국가들을 공격하는 데 성공하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며 “바로 나토 국가들이 자국군을 파병할지 않을지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동안 우크라이나가 유럽과 나토 동맹국들을 향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공격을 최전선에서 막아내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정례 야간 동영상 연설에서도 자국 군사정보국 보고를 인용하며 “러시아군의 계획은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다른 국가로도 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 세계의 임무는 전쟁을 계속할 시간이 있다는, 병든 푸틴 대통령의 환상을 좌절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아마도 푸틴은 3월 (러시아) 대선 이후 자국민 동원을 강화할 것”이라며 “우리는 러시아와 다른 세계와의 남은 관계를 한층 더 조이면서 자원과 자금의 동원을 추가로 제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파리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지원 국제회의를 마친 뒤 “오늘 지상군 파병에 대한 합의는 없었다”면서도 “어떤 것도 배제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러시아가 승리하지 못하도록 필요한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촉발시켰다.
이에 ‘우크라이나 파병’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자 미국, 독일, 영국 등 서방 국가들은 “자국 군대를 우크라이나에 보낼 계획이 없다”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