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과실 물가 상승률과 전체 소비자 물가 상승률 간 격차가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과실 물가 상승률은 40.6%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3.1%)보다 37.5%포인트 높았다. 이 격차는 과실 물가 통계가 잡히기 시작한 1985년 1월 이후 약 40년 만에 가장 컸다. 이는 지난달 과실 물가 상승률이 40.6%로 1991년 9월(43.7%) 이후 32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인 데 따른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사과가 이상기온으로 수확량이 줄어 가격이 크게 오른 데다 대체제인 다른 과일 가격도 상승했다. 지난달 사과 물가 상승률은 71.0%로 1999년 3월(77.6%)과 작년 10월(74.7%)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70%를 넘었다. 배 물가 상승률은 61.1%로 1999년 9월(65.5%) 이후 24년 5개월 만의 가장 컸다. 복숭아 물가 상승률이 63.2%로 1976년 7월에 기록한 기존 최고치(61.2%)를 넘어 새 기록을 썼다.
이 밖에 감 물가 상승률은 55.9%로 1994년 8월(69.7%) 이후 29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았고 참외는 37.4%로 2010년 5월(42.9%) 이후 13년 9개월 만의 최고였다. 귤값 상승률은 78.1%로 2017년 9월(83.9%) 이후 6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박(51.4%), 딸기(23.3%), 체리(28.0%) 등 물가도 고공행진 중이다.
문제는 과일 가격 강세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금(金)사과’로 불리는 사과는 마땅한 대체 상품이 없어 당분간 가격 부담이 불가피하다. 수입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검역 절차를 무시하고 외국산 사과를 들여올 경우 병해충이 유입돼 방제 비용이 늘게 되고, 결국 가격이 올라 소비자 타격이 커지게 된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올해 설 성수기에 690억원을 투입해 농축산물 할인 행사를 지원한데 이어 이달과 다음 달에도 농축산물 납품단가 인하와 할인 지원에 모두 434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올해 농축산물 할인 지원 예산은 1080억원으로 다음 달까지 920억원을 쓰고 나면 상반기에 모두 소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