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주호주대사의 출국금지 해제 논란을 두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는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 수사팀이 맡았다.
13일 법조계 이야기를 들어보면 공수처가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과 조국혁신당, 녹색정의당이 윤석열 대통령과 박성재 법무부 장관 등을 각각 고발한 사건을 수사4부(이대환 부장검사)에 배당했다. 이들은 범인도피 혐의 등으로 고발당했다. 채상병 사건 외압 의혹과 관련한 피의자인 이 대사의 출국금지를 부당하게 해제했다는 것이다.
수사4부는 해병대 수사단이 집중호우 실종자 수색 중 순직한 채모 상병 사건 책임자를 조사할 때 국방부 장관이던 이 대사 등이 경찰에 이첩된 자료를 회수하라고 지시하는 등 부당한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출국금지 조처가 해제된 당사자인 이 대사가 채상병 사건의 주요 피의자인 만큼, 수사의 연속성을 고려해 같은 부서에 배당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사세행은 지난 11일 윤 대통령과 박 장관, 조태열 외교부 장관 등을 직권남용과 범인도피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같은 날 조국혁신당과 녹색정의당도 박 장관 등을 범인도피 등 혐의로 수사해달라는 고발장을 냈다. 채상병 수사 외압 사건을 은폐하고 공수처 수사를 방해하기 위해 이 전 장관을 호주 대사로 지명하고 타당한 근거 없이 출국금지를 해제한 것으로 의심된다는 게 고발 요지다.
공수처는 전날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정례브리핑을 열고 이 대사에 대한 수사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추가적 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호주로 출국해) 물리적 거리는 있지만 외교관 신분으로서 국내에 들어와야 할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고 말했다. 피의자가 재외공관 대사 신분이지만 얼마든지 대면조사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