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가 훼손한 경복궁 영훈당 복원한다

고종 때 빈궁 등 처소로 사용돼
7개동 2027년까지… 165억 투입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1910년대 일제가 훼손한 경복궁 영훈당 권역을 2027년까지 본격적으로 복원·정비한다고 13일 밝혔다.

영훈당은 향기가 영원히 이어진다는 뜻으로, 빈궁과 후궁의 처소로 사용됐다. 정면 9칸, 측면 2칸 규모다. 영훈당은 고종 대에 흥복전과 함께 건립됐으나 일제강점기 때 훼손됐다.

 

경복궁 영훈당 현판. 문화재청 제공

영훈당 권역은 중심 건물인 영훈당과 주변 행각(건물 앞이나 좌우에 지은 긴 행랑), 담장, 우물 등으로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 주변 행각에는 부제조상궁이 관리하는 곳간 등이 있었다. 부제조상궁은 ‘아리고상궁’으로도 불리며 내전(왕비가 거처하던 궁전)의 창고 물품을 관리하는 역할을 했다.



영훈당 권역에서는 우리나라의 첫 전기 발전 흔적이 확인되기도 했다. 2015∼2016년 국립문화재연구원이 진행한 발굴 조사에서 영훈당 권역 북쪽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전기발전소인 전기등소 터와 각종 유물이 나왔다. 1886년 완공된 전기등소는 이듬해 국내 최초로 전기를 생산해 전등을 밝힌 시설이다.

궁능유적본부는 2027년까지 165억원을 투입해 영훈당 등 건물 7개동과 우물, 담장 등 주변 시설들을 복원한다. 궁능유적본부 관계자는 “전기등소의 석탄을 보관하던 탄고(炭庫) 건물터도 정비해 고종 연간 경복궁의 복합적인 면모를 드러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훈당 복원 공사 현장에는 디자인과 예술성을 가미한 공사 가림막인 ‘아트펜스’가 설치된다. 궁능유적본부는 추후 영훈당과 전기등소 관련 홍보 공간도 마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