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인기에 ‘애물단지’ PHEV 부활 조짐

비싼 가격에 잦은 충전 필요 불편
2022년 친환경차 보조금도 중단
전기차 성장 주춤하면서 대안으로
2024년 1~2월 수입 판매 3년 만에 반등

국내 시장에서 자취를 감추다시피 했던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의 판매가 반등하며 부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기차의 성장이 주춤한 사이 하이브리드차(HEV)가 인기를 끌며 PHEV도 과도기 모델로서 주목받는 것이다.

13일 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1∼2월 PHEV 판매량은 1133대로, 전년 동기(1029대) 대비 10% 증가했다.

 

BMW 5시리즈의 PHEV 모델 ‘뉴 530e’. BMW 코리아 제공

줄곧 내리막길을 걷던 수입 PHEV의 판매량이 반등한 것은 2021년 이후 3년 만이다.



수입 PHEV 판매량은 국내에서 처음 판매된 2018년 3514대에서 2021년 1만9701대로 증가해 정점을 찍었다가 2022년 1만3114대, 지난해 1만796대로 줄었다. HEV가 2018년 2만6846대에서 지난해 9만1680대로 꾸준히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최근 수입차 업계는 국내에 PHEV 신차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도요타 프리우스, 아우디 A7, BMW 5시리즈의 PHEV가 출시됐고,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의 PHEV 버전도 나올 예정이다.

PHEV는 엔진과 함께 전기 모터를 장착해 동시에 활용한다는 점에서 HEV와 같지만 배터리를 외부에서 충전해 일정 거리를 전기에너지만으로 주행할 수 있다는 점이 HEV와 다르다.

연료 효율성이 높고 주행가능거리가 긴 장점이 있지만 HEV보다 가격이 비싸고 충전을 자주 해야 해 국내 소비자의 외면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PHEV가 2022년 친환경차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된 뒤 국산 PHEV는 단종되고 급격히 시장이 축소됐다.

‘애물단지’로 전락했던 PHEV가 다시 부활 조짐을 보이는 것은 전기차 수요 증가세가 주춤하며 대안으로서 관심을 받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PHEV 판매량이 사상 최대인 25만여대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제너럴모터스(GM)는 최근 PHEV 차종을 북미 시장에 재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전동화 전환의 중간 과정으로서 HEV뿐 아니라 PHEV 모델도 출시해 선택지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미래자동차학부)는 “PHEV는 하이브리드보다 탄소배출량이 적어 친환경적인 측면이 강한데 보조금이 중단된 점이 아쉽다”며 “전기차 산업이 성숙하기까지 PHEV가 과도기 모델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경유(디젤)차 등록 대수는 1만1523대로, 처음으로 LPG차(1만1730대)에 추월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