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발 경품’ 발언 사과했다던 정봉주 “피해 용사 연락 못해…당분간 선거 활동 중단”

막말 논란에 휩싸인 정봉주 더불어민주당 서울 강북을 후보가 과거 자신의 ‘지뢰 목발 경품’ 발언에 대해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재차 사과했다. 또 자신의 과오와 불찰에 대해 자숙하겠다며 당분간 선거 운동과 방송활동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사진 = 뉴시스

정 전 의원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다시 한번 나라를 지키다 사고를 당하신 두 분의 피해 용사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저는 2017년 7월 4일 팟캐스트 ‘정봉주 TV’에서 목함 지뢰 사고와 관련해 매우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고 했다. 

 

그는 “제 발언 이후 당시 자유한국당 이종명 의원이 기자회견을 통해 저의 발언을 비판하고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며 “목함 지뢰로 사고를 당한 경험이 있는 이 의원에게 유선상으로 사과를 드렸지만, 당시 사고를 당한 김정원 상사와 하재헌 전 하사의 연락처는 구하지 못해 직접적인 사과는 못 했다”고 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피해 용사에게 직접 사과한 듯한 표현으로 두 분께 또다시 심려를 끼치고 상처를 드렸다”며 “이러한 불찰을 인정하고 자숙하겠다. 당분간 공개적인 선거운동은 중단하고, 유튜브 등 일체의 방송 활동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둔 지난 2017년 한 유튜브 방송에서 북한의 스키장 활용 방안에 대해 대화하던 중 “DMZ(비무장지대)에 멋진 거 있잖아요. 발목지뢰. DMZ에 들어가서 경품을 내는 거야. 발목 지뢰 밟는 사람들한테 목발 하나씩 주는 거야”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정 전 의원이 말한 발목 지뢰는 2015년 8월 4일 경기 파주시 DMZ에서 우리 군 부사관 2명을 크게 다치게 한 북한의 목함지뢰를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으로 육군 제1보병사단의 하재헌 하사는 오른쪽 무릎 위와 왼쪽 무릎 아래, 김정원 하사는 오른쪽 발목을 절단했다.

 

그가 공천된 이후 이 발언이 재조명되면서 여당을 중심으로 “국군 장병들을 모독한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결국 정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목발 경품’ 발언 직후 당사자께 직접 유선상으로 사과드리고 관련 영상 등을 즉시 삭제했다”며 “그때나 지금이나 같은 마음으로 과거 제 발언에 대해 정중히 사과드린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정봉주 더불어민주당 서울 강북을 후보의 2017년 '목발 경품' 발언 방송 화면. (사진=펜앤드마이크 유튜브 채널 캡처)

그러나 당시 피해 장병들은 정 전 의원의 사과를 받은 적이 없다는 보도가 나왔고, 민주당은 정 전 의원 발언의 진위를 확인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전날에는 모든 후보에게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언행을 주의하라”며 “이를 위반하면 공천 취소를 포함해 긴급 징계할 것”이라는 공문을 보냈다.

 

총선 상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인 이재명 대표도 전날 중앙선거대책회의에서 “모든 후보와 당의 구성원이 말과 행동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