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휴대전화 번호이동 전환지원금 카드를 꺼내 들면서 잠잠하던 통신 시장에 보조금 경쟁이 다시 불붙을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동통신 3사가 주요 단말기 공시지원금을 올리는 등 대응에 나서면서 시장 경쟁을 통한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라는 정부 노림수가 적중한 게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SK텔레콤은 "전환지원금 시행에 앞서 이동통신 시장 경쟁 활성화와 소비자 휴대전화 단말기 구매 비용 경감을 위해 일부 단말 모델에 대해 공시지원금 상향을 우선적으로 시행했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 통신사들은 수기로라도 전환지원금 지급을 시작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 스마트폰 위주로 공시지원금 상향이 '일제히' 이뤄졌다는 점에서 '갤럭시 AI' 적용 모델 확대를 앞둔 삼성전자의 지원사격이 있었을 것이란 해석도 있다.
삼성전자와 LG유플러스는 갤럭시 S24 시리즈와 Z플립5·폴드5, S23 시리즈, S23 팬에디션(FE)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각각 프로모션을 열고 있다.
보조금 경쟁으로 활발해진 통신 시장에 올라타면서 갤럭시 AI 확산의 계기로 삼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그러나 업계 한편에서는 전환지원금 시행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이들은 지출할 수 있는 마케팅 비용이 한정된 상황에서, 번호이동 고객에게만 지원금을 차등 적용하면 신규·기기 변경 고객을 차별하게 된다고 주장한다.
이동통신사들을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이른바 '메뚜기족'만 지원금을 독식하게 되고, 통신사를 유지하려는 장기 고객에게 피해를 주게 된다는 논리다.
설령 마케팅 비용 자체가 증가하더라도 그 대신 통신 인프라 구축 등 품질 경쟁이 줄어드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업계는 우려한다.
불법 보조금(리베이트)을 받는 일부 '성지점'에 혜택이 몰리는 경우, 유통망 안에서 빈익빈 부익부를 가속할 수도 있다는 비판도 있다.
게다가 알뜰폰 사업자들은 번호이동 전환지원금이 과도하게 지급되면 알뜰폰 이용자의 이탈이 가속하고, 시장이 고사할 수도 있다며 강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서울YMCA 시민중계실은 "이전에 생각지 못했던 부작용과 함께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이 추구하는 가입유형 간 차별금지를 대폭 확대하는 아이러니가 발생한다"며 "우려와 문제 지적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이를 불식시킬 수 있는 안전장치와 대안을 제시해주길 바란다"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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