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한 날씨·강한 바람… 전북, 봄철 ‘산불 주의보’

道, 5월까지 화재 예방 만전

5년간 봄철 화재 3413건 달해
전체 32%… 3·4월에 피해 집중
읍·면 당 2개조씩 소방대원 순찰
요양병원 등 254곳 합동 훈련도

주말인 지난 16일 오후 2시28분 전북 임실군 청웅면의 한 야산에서 불이 나 2시간36분 만에 진화됐다. 소방당국은 벌채지 작업장에서 산불이 발화한 것으로 보고 감식반을 통해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상황을 조사 중이다. 지난 15일 오후 3시45분쯤엔 장수군 장계면의 한 야산에서 불이 나 산림 0.02㏊를 태우고 20분 만에 진화되는 일도 있었다.

반려동물이 원인이 된 화재도 발생했다. 지난 12일 전주시 완산구의 한 원룸에서는 집주인이 외출한 사이 주방 전기레인지에서 불이 났다. 다행히 불은 저절로 꺼졌지만, 레인지와 주방후드, 가재도구 등이 소실됐다. 소방당국은 고양이가 발바닥으로 레인지 전원 버튼을 밟아 화재가 발생한 난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산림청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는 전국 산불재난 국가 위기경보를 ‘주의’로 상향 발령했다. 전북도는 봄철 화재 예방을 위해 오는 5월 말까지 3개월간 화재 예방 활동에 돌입했다.



전북소방본부가 최근 5년간(2019∼2023년) 관내 화재 발생 현황을 분석한 결과 계절 중에선 봄철이 3413건(31.9%)으로 가장 화재가 빈발했다. 큰 일교차와 낮은 습도, 강한 바람 등 계절적 요인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3월과 4월이 1299건, 1133건으로 가장 많았다.

봄철 화재로 인해 24명이 숨지고 89명이 부상하는 등 11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재산 피해도 302억여원으로 1년 중 가장 컸다. 화재 원인으로는 부주의가 2170건(63.6%)으로 가장 많았고, 전기적 요인 541건(15.9%), 기계적 요인 293건(8.6%) 순이었다. 부주의 중에서는 쓰레기 소각이 605건(27.9%)으로 가장 많았다. 화재 장소는 야외·도로(1011건), 주거시설(690건), 산업시설(431건) 순으로 나타났다.

전북소방본부는 대형화재 예방과 인명 피해 제로화를 목표로 9개 중점 과제, 18개 추진 대책을 시행한다. 특히 농산어촌 들불 화재 예방을 위해 소방대원을 읍면 단위로 2개 조씩 편성해 소방관서 원거리 농촌마을을 계도·순찰하는 ‘마을 담당제’를 운영한다. 자력 대피가 어려운 요양원·요양병원 254개소에 대해서는 합동 소방훈련을 통해 초기 대응력을 높인다.

주낙동 전북소방본부장은 “봄철은 큰 일교차와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대형 화재 발생 위험성이 높은 만큼 화재 예방을 위해 각별히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