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등장하자 “와!!!”… 고척돔 설렘 폭발

서울시리즈 연습전 구름 관중

2시간 전부터 국내외 팬 몰려
국내 선수들도 “사인 받고싶다”

다저스, 키움 상대 14-3 완승
오타니 2차례 삼진 당해 ‘진땀’
팀 코리아는 SD전 0-1 석패
관중들 박수 치며 열띤 응원

“아, 나도 사인받고 싶다.”

 

프로야구 키움 선수들이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와 2024 미국 메이저리그(MLB) 서울시리즈 연습 경기를 앞두고 더그아웃 입구에서 나눈 대화다. 세계 스포츠 선수 중 최고 연봉을 자랑하는 오타니 쇼헤이와 2018시즌 아메리칸리그(AL) 최우수선수(MVP)에 빛나는 무키 베츠(32), 2020시즌 내셔널리그(NL) MVP 프레디 프리먼(35) 등 슈퍼스타로 가득한 명문구단 다저스를 만난다는 설렘이 묻어난 것이다.

손 흔드는 오타니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가운데)가 17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의 서울시리즈 연습 경기에 앞서 관중들을 향해 손을 들어보이며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선수들의 마음도 이런데 팬들은 어떨까. 경기를 2시간 앞둔 오전 10시부터 경기장 안팎은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키움 유니폼을 입은 팬들은 물론 아이를 무동 태운 벽안의 외국인, 또 고척돔을 배경으로 오타니 유니폼을 흔들며 연신 기념사진을 남기는 일본인으로 경기장 주변이 가득했다.

 

이날은 다저스가 키움과 첫 경기를 가졌고, 두 번째 경기에서는 야구 대표팀인 팀 코리아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상대했다. 두 팀은 각자 다른 공을 사용했다. 다저스와 샌디에이고는 빅리그에서 사용 중인 공을 던졌고, 키움과 팀 코리아는 KBO 공인구를 썼다.

김하성 ‘하트 인사’ 샌디에이고 김하성이 17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팀 코리아와 연습경기 3회 2사 1루 상황에서 원태인을 상대로 안타를 친 뒤 손가락 하트로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스1

다저스는 키움을 상대로 14-3 완승을 거뒀다. 이날 오타니는 2번 지명타자로 두 차례 타석에 들었지만 키움 선발투수 아리엘 후라도에게 모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1회 첫 타석은 시속 148㎞의 싱커에, 2회 두 번째 타석에선 시속 147㎞의 높은 직구에 당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오타니 스윙에 특별히 불편함은 없었다”며 “다음 경기에서는 2∼3타석 정도 세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신 3번 타자 1루수로 나선 프리먼이 1회 우월 솔로 홈런 등 6타수 3안타 1사사구 1타점 2득점을 기록하며 훨훨 날았다. 키움은 송성문(28)이 다저스 불펜 필승조를 상대로 2타점 2루타 포함 3타수 2안타로 눈에 띄는 활약을 보였다. 이 경기를 지켜본 김하성(29·샌디에이고)은 취재진에게 “MLB 와야 할 것 같다”고 응원했다.

 

오후 7시부터 열린 대표팀과 샌디에이고 경기에서도 분위기는 뜨거웠다. 10개 구단 팬들은 대표팀 유니폼은 물론 소속팀 저지를 걸치고 경기장을 찾았다. 형형색색의 유니폼을 입은 팬들은 각 팀의 응원가를 한 목소리로 따라 불렀다.

 

팀 코리아가 0-1로 졌지만, 경기는 팽팽했다. 선발투수 문동주(21·한화)가 긴장한 듯 자기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게 아쉬웠다. 문동주는 1회 세 타자를 연속으로 볼넷으로 내보내며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4번 지명타자 매니 마차도(32)와 5번 유격수 김하성을 처리했지만 6번 좌익수 주릭슨 프로파(31)를 상대로 폭투를 던지며 1실점했다. 하지만 문동주는 2회 세 타자를 모두 뜬공으로 처리하며 등판을 마쳤다. 이날 문동주는 최고 시속 155.1㎞의 공을 던졌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공식 개막전을 앞두고 열린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와 키움의 연습경기에 많은 관중이 찾아 열기가 뜨거웠다. 뉴시스

이어 마운드에 오른 원태인(24·삼성)은 2이닝 3피안타 3삼진으로 호투했다. 맞은 안타 중 하나는 김하성이 때려냈다. 김하성은 3회 2사 1루에서 맞은 두 번째 타석에서 좌전안타를 쳤다. 1루를 밟은 김하성은 관중석으로 손하트를 보냈다. 김하성은 3회 이어지는 수비에서 후배 김혜성(25·키움)의 타구를 호수비로 처리했고 우익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25) 역시 5회 2사 1, 2루 위기에서 몸을 날려 타구를 걷어내 환호를 받았다.

 

야구팬들이 빅리그 매력을 느꼈다면, MLB는 한국 프로야구의 치어리더 등 응원문화에 매료됐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치어리더가 주도하는 응원은 MLB에 없는 것”이라며 “신선했다”고 밝혔다. 마이크 실트 샌디에이고 감독 역시 “큰 에너지를 느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