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 불균형… 강릉 옥계항 반쪽사업 전락

최근 6개월 수출물량 1TEU 불과
수입된 물량 3390TEU과 대조적
“도내 항만 효율화 선택과 집중을”

김홍규 강원 강릉시장 핵심 공약인 옥계항 개발 사업이 반쪽짜리로 전락하고 있다. 컨테이너선 국제 항로가 개설된 이후 옥계항을 통한 수출물량이 수입물량의 300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수출입 불균형이 심각해서다.

17일 강원도환동해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이달 초까지 6개월간 강릉 옥계항을 통해 수입된 물량은 3390TEU(길이 6m 컨테이너 1개 분량)이다. 같은 기간 수출물량은 1TEU에 불과하다.



옥계항은 1997년 개항한 소규모 항구로 석탄, 시멘트 등 화물을 주로 취급했다. 김홍규 시장이 2022년 ‘환동해 중심 해양물류 경제도시’를 선언하면서 개발이 시작됐다. 우선 컨테이너선이 접안할 수 있도록 항구 구조가 바뀌었다. 지난해 8월 일본을 오가는 컨테이너선 정기 항로가 개설됐고 올해 초에는 러시아 정기항로가 만들어졌다.

김 시장의 공약에 발맞춰 강릉시는 옥계항 개발계획을 내놨다. 2045년까지 3단계에 걸쳐 항만 기능을 강화하고 배후에 산업단지를 조성해 항만물류 중심도시로 도약한다는 내용이다. 도비 75억원, 시비 139억원, 기타 4570억원 등 4785억원을 투입한다.

문제는 수출입 불균형 우려이다. 박창호 세한대 교수는 지난해 3월 ‘2023동해포럼’에서 옥계항 개발 시 인접한 동해·묵호항과의 효율화 문제를 짚었다. 박 교수는 “옥계항 반경 10㎞ 내외에 이미 국가무역항인 동해·묵호항이 있다”며 “강원도 항만의 효율적인 개발을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동훈 북방물류산업진흥원 본부장은 통화에서 “옥계항 5배 규모인 동해·묵호항도 이미 수출입 물량 불균형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 본부장은 “한정된 강원도 물동량을 고려하면 권역 내 경쟁 확산은 공멸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