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가 찍고 널뛰는 비트코인… 김치프리미엄 10%대

1일 코인 거래대금 10조원 돌파
투자자 관심 커지며 코스닥 추월
국내 외국인 투자 막혀 ‘김프’ 현상
비트코인 해외보다 10% 더 비싸
재정거래 등 범죄에 악용될 소지

비트코인의 국내외 가격 차를 나타내는 김치프리미엄이 10% 안팎을 오가고 있다. 비트코인이 1개당 1억원을 돌파한 뒤 급등락을 반복하자 국내 단기투자자들이 뛰어든 결과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량은 일일 10조원을 돌파하며 코스닥시장의 거래량을 넘어섰다.

18일 가상자산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지난 14일 7만3750달러로 신고가를 찍은 뒤 급락과 급등세를 거듭하고 있다. 전날 비트코인은 고점 대비 12% 급락한 6만4787달러까지 내려왔지만 이날 오전 5% 반등해 6만8000달러대를 오갔다. 국내 업비트에서는 1억500만원을 찍은 뒤 10% 하락한 9430만원을 기록했다가 이날 오전 1억원대를 회복했다.

사진=AFP연합뉴스

비트코인 가격은 각 거래소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변한다. 특히 국내 거래소는 외국인 투자가 막혀 있어 비트코인 수요가 몰릴 때마다 김치프리미엄이 상승하는 현상이 반복된다. 지난 5~6일 장중 한때 10%대를 넘어선 김치프리미엄은 비트코인이 1억원을 찍은 최근 다시 10%를 돌파했다. 이날도 오전 한때 10%를 넘어섰다. 국내 비트코인이 해외보다 10% 비싸다는 의미다. 앞서 2021년 5월 한때 27%를 넘어선 바 있다.



그만큼 국내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수요가 높아졌다. 코인게코에 따르면 업비트와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5대 원화 거래소의 이날 오전 기준 지난 24시간 동안 거래대금은 79억7642만달러(10조6245억원)로 지난 15일 코스닥 거래대금 9조6677억원을 뛰어넘었다.


투기 심리가 과열되면서 김치프리미엄이 재정거래(가격이 싼 시장에서 매입해 비싼 시장에 매도하는 식의 거래행위) 등 범죄에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관세청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가상자산 관련 불법 외환거래 적발 금액은 10조3689억원으로, 이 중 대부분은 김치프리미엄을 노리고 무역대금 등을 위장해 가상자산 구매자금을 송금하거나 해외에서 인출한 사례였다. 가상자산 투자 열풍이 일었던 2020년과 2022년에는 이 같은 위반 건수가 전체 78.7%를 차지했었다.

김치프리미엄의 원인이 되는 국내 외환 규제의 핵심은 자본세탁 방지다. 일각에선 이 같은 조치가 선진국의 정책과 궤를 같이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코빗 리서치센터는 “미국과 영국, 일본, 호주, 싱가포르 등은 세계자금세탁방지기구의 회원으로서 해당 기구의 권고안을 준수하면서도 한국처럼 자본 흐름을 통제하지 않는다”며 “외환 규제를 완화하면 이에 따른 자유로운 경제활동으로 인해 이뤄낸 사회적 득이 실을 능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비트코인 강세장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 힘입어 비트코인이 금융 제도권으로 들어온 만큼 이전과 같은 급락세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설득력을 얻는다.

세계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바이낸스의 리처드 텅 최고경영자(CEO)는 “비트코인 공급이 줄고 수요가 계속 증가하면서 8만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며 “상승 랠리는 직선이 아니며 상승과 하락 등 기복이 있는 것이 시장에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