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마리 중 4마리는 죽는다…동물단체 “불법 번식장·펫숍 사라져야”

폐사하거나 안락사당하는 유실·유기동물…전체 38.9%
홍성군 보호소, 동물 안락사 피하고자 사력 다해
단체 “특정 품종의 새끼동물 사고파는 행위가 문제”

동물보호단체 연합인 ‘루시의 친구들’이 홍성군 위탁 유기동물보호소에서 동물 105마리를 구조한 가운데 정체된 유기동물 입양 문화 원인으로 불법 번식장과 펫숍을 지적했다.

지난 17일 12개 동물보호단체 연합인 루시의 친구들은 홍성군 유기동물보호소에서 보호 개체 105마리를 구조했다. 루시의 친구들 제공

지난 17일 12개 동물보호단체 연합인 루시의 친구들은 홍성군 유기동물보호소에서 보호 개체 105마리를 구조했다.

 

홍성군 보호소는 유기동물의 안락사를 피하고자 애써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홍성군 보호소는 유기동물 안락사를 막기 위해 임시 건물을 추가로 세우는 등 환경개선에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보호소는 마리당 보호 비용 부족과 최근 인근 개농장에서 개 10여 마리가 구조되거나 기존 유기동물이 입양 가지 못하는 등 유기동물이 끊임없이 늘어나는 탓에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홍성군 보호소에서 보호하고 있는 유기견. 루시의 친구들 제공

루시의 친구들은 홍성군 보호소 상황을 파악하고 보호동물 전원 구조를 결정했다. 보호소 소장과 봉사자들은 “이번 기회에 보호소 환경을 대대적으로 개선하고 정비하겠다”며 “이후 입소하는 동물들에게 최선을 다해 보호하고 입양 보내겠다”고 전했다.

 

루시의 친구들은 “2017년 이후 매년 유기동물 10만 마리 이상이 발생하지만, 전국 대부분 보호소는 고질적으로 인력 부족과 보호시설 문제를 겪고 있다”며 “이런 한계 속에서 보호소에서 질병 등으로 폐사하거나 입양처를 찾지 못해 안락사하는 동물이 전체 유기동물 중 40%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정부 산하 농림축산부가 발표한 ‘2022년 반려동물 보호·복지 실태조사’를 보면 2022년 폐사하거나 보호 개체수 조절을 위해 안락사된 동물은 전체에서 38.9%를 차지한다. 같은 해 유실·유기동물은 총 11만3440마리가 구조됐다.

 

동물보호센터 시설은 2021년 255개에서 2022년에는 239개로 줄었다. 2022년 기준 동물보호센터 운영인력은 총 893명으로 보호센터당 평균 3.7명인 셈이다. 지자체별 운영인력은 경기 193명(21.6%), 전북 105(11.8%) 순으로 많다.

홍성군 보호소에서 보호하고 있는 유기견. 루시의 친구들 제공

그러면서 단체는 정체된 유기동물 입양 문화의 원인으로 펫숍을 경유한 특정 품종의 새끼동물을 사고파는 현실을 지적했다. 단체는 “반려동물 생산 판매의 핵심 연결고리인 ‘경매장’으로 인해 비싼 값에 팔릴만한 새끼동물 생산을 위해 모견들이 과도한 출산을 반복한다”며 “그러다 불어나는 개체 수를 감당할 수 없으면 결국 불법 의료와 방치·학대로 몰고 가는 구조적 문제가 굳어졌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