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을 둘러싸고 ‘의료대란’이 장기화하면서 의료진에 급여 반납 동의서를 받는 병원까지 나오는 등 병원 경영난이 가속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공의 비중이 높았던 수련병원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향후 병원 도산에 대한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19일 의료계에 따르면 상계백병원은 전날 인제대 상계백병원장 명의의 ‘급여반납동의서’를 첨부한 메일을 의료진에 보냈다. ‘의료사태에 따른 경영 위기 대응을 위해 급여 일부를 자의에 따라 반납한다’는 내용을 담은 동의서는 6개월의 적용 기간을 적시했다. 반납상 적용 방법은 월 116만원, 월 48만원 외에 스스로 금액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인제학원 측은 “인제학원 산하 4개 병원에서 비상경영회의를 주기적으로 하고 있고, 전체 병원에 일괄 적용이 아니라 상계백병원 자체적으로 결정한 사안”이라며 “처음에는 책임교수들만 하자고 하다가 고통분담 차원에서 전체 교수에게 메일을 보낸 것으로 안다. 절대 의무 사항은 아니고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제학원 산하 4개 병원은 행정보직자들 역시 보직수당 반납을 자율적으로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인제학원 측은 당장 적자폭을 공개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지만, 의료계에서는 현재 대학병원은 매일 10억원씩의 적자가 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인제학원은 지난해 2000억원에 육박하는 누적 적자를 이유로 서울백병원을 폐업한 바 있다.
병원 적자에 따른 , 특히 자율 결정에 맡긴다고는 하지만 현재 수술, 외래, 당직 등으로 ‘번아웃’이 온 의료진 입장에서는 당혹스러운 결정일 수 밖에 없다.
빅5 병원 관계자 중 한명은 “빅5 병원도 지금 비상경영으로 직원 무급 휴가를 얘기하는 상황이니 전공의에 의지한 2차병원은 타격기 클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사태가 장기화할 수록 의료 생태계가 무너지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앞서 지난 2000년 의약분업 당시 6개월간 5차례 이어진 파업으로 대학병원은 6000억원의 적자를 본 것으로 알려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