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 10억원 쿠폰·계란 1000원 타임딜 ‘광클’…물량 공세에 우려도 커져

중국 쇼핑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의 공세가 무섭다. 한국 상품을 대상으로 10억원어치 랜덤 쿠폰 배포 행사 첫날 17만명이 몰리면서 조기 종료됐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 18일부터 한국 상품 전문관인 ‘케이베뉴’에서 1000억원 상당의 쇼핑 보조금을 지원하는 ‘1000억 페스타’를 시작했다. 같은 날부터 오는 27일까지 10억원 상당의 케이베뉴 전용 쿠폰을 제공하는 ‘10억 팡팡 프로모션’도 진행했다. 화면에 나타난 볼을 터치하면 무작위로 1350원, 1만원, 10만원, 30만원, 100만원 등 한국 상품에 쓸 수 있는 크레딧 쿠폰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사진=알리익스프레스 제공

회원 ID당 1회 시도할 수 있고 모든 참가자에게 쿠폰을 제공했다. 참가자가 몰리면서 행사 첫날인 18일 준비한 쿠폰 17만7000여장이 모두 지급됐다. 

 

1000억 페스타 기간 매일 오전 10시와 오후 10시 두차례 타임딜을 통해 계란, 바나나, 망고, 딸기, 한우 등 한국산 신선식품을 1000원에 판매하는 행사도 시작 10초 미만에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알리익스프레스의 마케팅에 국내 이커머스 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특히 중국산 저품질·짝퉁 우려와 달리 케이베뉴에서는 오픈마켓 방식으로 판매되는 한국 제품은 국내 온라인쇼핑몰에서 판매되는 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CJ제일제당,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한국피앤지, 남양유업 등이 잇따라 케이베뉴에 브랜드페이지를 개설하고 있다. 삼양식품과 동원F&B, 사조대림, 농심, 오리온, 풀무원 등도 입점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개최된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세미타에서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 성장이 이미 한계에 다다른상황에서 중국 이커머스의 공습으로 국내 기업의 위기가 심화하고 있다”며 “미국은 이미 정부 차원에서 중국 이커머스의 공습을 경제·안보적 관점으로 접근·대응하고 있으나 우리 기업들은 도와주는 우군 없이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 차원에서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해외판매대행센터를 도입하고, 소비자 관련 데이터가 중국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한국에 서버를 두도록 해야 한다”며 “규제는 또 다른 부메랑으로 우리 기업에 돌아올 수 있어 국내 플랫폼에 대한 규제가 아닌 지원으로 정책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