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익 지키는 정치할 것”…이재명 “이번 총선은 新한·일전”

韓 “이재명, 양안관계 왜 상관없나”
李, 與후보 친일발언 거론하며 공세

지지율 국힘 34% 민주 33% 접전
용산리스크에 급락한 與 서울 표심
1주 만에 반등… 민주당 다시 제쳐

역대 3주 전 黨지지율≠총선 결과
“대통령 지지율·선거 구도에 달려”

4·10 총선이 정책·공약 논쟁이 실종된 ‘무쟁점 선거’로 치러지는 양상을 보이면서 네거티브 공세가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여당은 야당에 ‘친중 프레임’을, 야당은 여당에 ‘친일 프레임’을 씌우려는 모습도 보였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22일 충남 당진전통시장에서 선거 유세 중 “우리는 국제사회에서 인정받고, 할 말 하고, 국익을 지키는 정치를 할 것”이라며 “이재명 대표가 양안관계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고 했는데 도대체 무슨 소리냐”고 말했다. 양안은 중국과 대만을 뜻한다. 한 위원장은 “윤석열정부는 중국에 끌려가지 않는 사람들”이라며 “특정 나라에 끌려가지도 않고 오로지 대한민국 국익만 생각하는 정치세력”이라고 비교했다. 그는 이어 “그렇게 대한민국이 발전해야 당진의 민생이 발전할 것”이라며 “민주당이 민생을 챙기는 방법은 탄핵밖에 없다”고 목소리 높였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충남 당진 전통시장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오전 충남 서산시 동부시장을 방문해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충남 서산에서 국민의힘 후보들의 친일 논란 발언을 거론하며 이번 총선을 “신한일전”이라고 규정했다. 이 대표는 “대한민국의 권력자들은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국민이 머릿속에 있어야 한다”며 “그런데 머릿속에 일본이란 나라가 꽉 차 있으면 여러분이 맡긴 나라의 권력을 어디에다 쓰겠느냐. 결국 보이지 않게 자신들의 고향이라 생각할지 모르는 일본을 위해 권력 행사를 할지 모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실제로 보지 않았나. 일본의 핵오염수 방출을 왜 한국 정부가 나서서 도와주고 지지하느냐”며 “핵오염수 방출 때문에 여기 시장도 피해를 보지 않았나. 피해가 확산될 것 아니냐. 근데 왜 핵오염수 방출을 가장 가까운 대한민국 정부만 찬성하나. 머릿속에 일본이 가득 찬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 대표는 충남 서산태안 현역인 국민의힘 성일종 후보의 ‘이토 히로부미 인재’ 발언과 정승연(인천 연수갑) 후보의 ‘열등의식’ 발언 등을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대한민국 국민 입장에선 이등박문은 용서 못 할 침략자”라며 “이토 히로부미를 인재 양성의 대표적 케이스라고 표현한 사람이 국가 사무를, 대한민국 국민을 자주 독립 국가의 국회의원을 해서야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한편 총선이 19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민의힘과 민주당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다만 역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약 3주 전 정당 지지율은 실제 각 정당 의석수로 이어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왔다.



한국갤럽이 지난 19∼2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응답률 14.3%)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34%, 민주당 33%로 집계됐다.

지역별로 보면 국민의힘의 경우 서울 지역 지지율 반등이 두드러졌다. 국민의힘은 3월 1주차(5∼7일) 조사에서 서울 정당 지지율 45%를 기록한 뒤 2주차(12∼14일) 조사에서 30%로 하락했지만, 이번 3주차 조사에서 다시 9%포인트가 올라 39%로 집계됐다. 반면 민주당의 서울 지지율는 3월 1주차 24%에서 2주차 32%로 올랐다가 3주차 조사에서 6%포인트 하락해 26%를 기록했다. 2주차 국민의힘 서울 지지율 급감을 놓고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 출국 논란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고, 수도권 지역 국민의힘 후보들 사이에서 대통령실의 조치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분출한 터다.

다만 전문가들은 ‘정당 지지율’은 실제 총선 결과와의 연관성이 높지 않다고 평한다. 박성민 정치컨설턴트 민 대표는 이날 통화에서 “정당 지지율 총 합산은 60% 정도밖에 안 된다”며 “대통령 지지율과 어떤 선거 구도를 지지하느냐가 (실제 선거 결과에) 더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그런 이유에서 이날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정부 견제를 위해 야당이 다수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률이 절반을 넘는 51%를 기록한 게 보다 유의미한 지표가 된다는 평이다. 반면 ‘정부 지원을 위해 여당이 다수 당선돼야 한다’는 답변은 36%에 그쳤다. 김관옥 정치경제연구소 민의 소장은 “지금 야당이 공천이나 위성정당 등 문제에서 실책을 많이 하고 있는데도 지역구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이 앞서는 결과가 여럿 나오는 걸 봐도 이번 선거가 정권 심판 성격으로 굳어 가는 모양새”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