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선 vs 행정가… 집권여당 프리미엄 對 대통령실 이전 공약 [심층기획-4·10 총선 격전지를 가다]

용산 권영세·강태웅 리턴매치
20대 “민주 여당일 때 집값 급등”
당정 원팀으로 신속 개발 기대
60대 “尹정권 무능·독선 심판”
비현실 공약보다 정부 견제론

지난 총선 서울 최소 격차 지역
최근 여론 권 38% 강 42% 접전

“권영세 후보는 대통령이랑 친한데도 권력 욕심 안 내고 조용히 뒤에서 일을 참 많이 했지 않나.”(77세 백모씨)

 

“강태웅 후보는 지난 선거에서 떨어지고도 시장에 자주 왔다. 안면 트고 고민도 들어주니 믿음이 가지.”(50대 서모씨)

4·10 총선을 17일 앞둔 24일 서울 용산구 용문시장과 이촌역 인근에서 만난 용산구 주민들은 용산의 차세대 일꾼을 두고 의견이 팽팽히 엇갈렸다. 이 지역 현역 의원으로 5선에 도전하는 관록의 중진 국민의힘 권영세 후보 지지 의사를 밝힌 백씨는 “용산이 서울의 확고한 중심부가 될 수 있도록 권 후보가 다음 4년을 더 공격적으로 일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반면 용문시장에서 만난 서씨는 이종섭 주호주대사 문제·황상무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논란 등에 대해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간다”며 더불어민주당 강태웅 후보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강 후보는 30년 서울시 행정을 경험한 ‘행정 전문가’로 지난 21대 총선에 이어 또 한 번 용산에 도전장을 내민 상태다.

 

권 후보를 지지하는 주민들 사이에서는 “용산 숙원사업인 용산역·경의선 일대 철도지하화와 신분당선 연장 등을 이루기 위해 정부·여당이 힘을 합쳐야 한다”는 ‘정부지원론’ 정서가 강했다. 용문시장에서 장을 보던 오모(71)씨는 “권 후보가 대통령과 같은 당이니깐 재개발도 빠르게 할 것 같다”며 “그동안 민주당을 지지해왔지만, 민주당이 정부 일을 너무 못하게 해서 이번엔 국민의힘을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촌1동 아파트 단지에서 만난 50대 박모씨도 “대통령 임기가 3년 정도 남았으니, 권 후보가 대통령실이랑 잘 이야기해서 발이 불나게 뛰어서 용산을 확 좋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용문시장 인근에서 자취한다는 김승환(27)씨는 “민주당이 여당일 때 부동산 가격이 너무 올라서 청년 입장에서 많이 힘들다. 이번에는 국민의힘을 찍을 것”이라며 “다른 구보다 여기가 공공시설도 많이 부족한 것 같아서 도서관 같은 시설을 많이 늘려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권 후보도 집권여당 프리미엄을 적극 내세우고 있다. 권 후보 측 관계자는 “국제업무지구·철도지하화·용산공원 개방과 같은 지역 현안은 모두 정부와 서울시와 원팀으로 일해야 한다”며 “야당은 약속만 하지만, 여당은 약속을 지킬 수 있다. 지역 개발에 누가 더 적임자인지 주민들께 판단을 구하려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권영세 서울 용산 후보(왼쪽)가 23일 후암동 재건축 관련 주민설명회 현장에서 주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권영세 후보 캠프 제공

다만 지역 주민들 사이에선 정권심판 정서 또한 만만치 않게 확인됐다. 이촌동 주민 박모(60)씨·김모(64)씨 부부도 “윤석열 대통령의 행보를 보면 무능하고 독선적이라 심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효창공원 인근에서 만난 김희언(29)씨는 “매번 선거철마다 국회의원이나 구청장이 용산쪽으로 신분당선을 연장하겠다거나 경의선 철도지하화를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못했다”며 “현실성 없는 공약보다는 중앙 정치무대에서 정권을 견제하라는 의미에서 강태웅 후보를 뽑겠다”고 말했다. 송모(31)씨 또한 강 후보에 대해 “이력을 보니깐 서울시에서 활동한 것 같아서 괜찮아 보이더라”며 “권 후보는 장관 하고 전국구로 인지도 있는 정치인인 건 알겠는데 지역에 대해 잘 아는지 모르겠다”고 평했다.

 

강 후보 측은 “용산을 정권심판 1번지로 만들어달라”고 강조하고 있다. 강 후보는 최근 후보 등록하면서 “용산부터 심판해달라”며 “대통령실을 이전시키고 용산공원을 온전한 생태공원으로 구민께 돌려드려야 한다”고 했다. 실제 ‘용산 대통령실 재이전’을 1호 공약으로 내세운 상태다. 집회·시위에 따른 주민 불편을 그 이유로 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강태웅 서울 용산 후보(오른쪽)가 22일 용산구 내 한 생활체육시설에서 주민을 만나 인사하고 있다.   강태웅 후보 캠프 제공

최근 여론조사에선 양 후보가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18∼19일 조사에서 권 후보 38.1%, 강 후보 42.0%로 나왔다. 두 후보가 맞붙었던 21대 총선에서도 당시 미래통합당 권 후보 득표율이 47.80%, 민주당 강 후보 47.14%로 겨우 0.7%포인트 차(890표)밖에 나지 않았다. 이는 서울 지역 최소 격차 승부였다. 용산은 국민의힘이 4년 전 서울 총 49석 중 8석만 얻었을 때 강남 3구 외 유일하게 승리한 선거구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