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전지 한강벨트 ‘정권심판론’ 기우나… 여론조사 14건 중 국힘 후보 우세 ‘0’

9건 민주 우세·5건 접전 양상 보여
마포을, 중·성동갑 민주 크게 앞서
‘野 탈당’ 현역 김영주도 기대 이하
나경원도 신인 류삼영 상대 박빙

4·10 총선이 약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서울 한강벨트에 ‘정권심판 바람’이 거센 모양새다. 최근 일주일간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뚜렷한 약진이 두드러지면서다.

 

24일 본지가 한강벨트 선거구 대상 여론조사 총 14건(17∼24일 조사)을 종합해보니, 9건이 오차범위 밖에서 민주당 후보가 앞선 결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5건은 모두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으로, 국민의힘 후보가 오차범위를 넘어 우세한 선거구가 없었다.

지난 22일 대구 중구 동산동 일대에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대형 홍보물이 설치돼 있다. 뉴시스

한강벨트 내 선거구인 서울 마포을과 중·성동갑 같은 경우 각각 3건의 여론조사 모두 오차범위 밖에서 민주당 후보가 앞선 모습이었다. 마포을 지역을 대상으로 한 18∼20일 조사에서 민주당 정청래 후보 44%, 국민의힘 함운경 후보 30%로 지지율 격차가 14%포인트까지 벌어졌다. 국민의힘은 전향 운동권 인사인 함 후보를 ‘야당 텃밭’인 마포을에 배치해 ‘운동권 청산론’을 강조하고자 했지만 강화하는 정권심판론 구도에 함 후보가 고전하는 모습이다.

 

중·성동갑에 대한 같은 기간 조사에서는 민주당 전현희 후보 지지율이 45%까지 나와 국민의힘 윤희숙 후보(28%)를 17%포인트나 앞섰다. ‘경제통’ 윤 후보 또한 애초 민주당 후보로 거론된 운동권 출신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겨냥해 공천한 인사지만, 민주당이 전 후보를 전략 공천해 ‘전문가 대 운동권’ 구도가 사라지면서 반전을 꾀하지 못하고 있다.

다른 한강벨트 선거구인 영등포갑은 전·현직 민주당 인사 간 대결로 이목을 끄는 곳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탈당한 이 지역 현역 의원 김영주 후보를 영입해 인물론으로 승부하고자 했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그 결과가 신통치 않은 모습이다. 일주일간 이 선거구 대상으로 진행된 여론조사 총 5건 중 3건에서 민주당 채현일 후보가 오차범위 밖에서 우세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18∼20일 조사에서도 오차범위 안이지만 채 후보 지지율이 39%, 김 후보 32%로 나왔다. 채 후보는 정권심판은 물론 김 후보를 겨냥한 “배신의 정치 심판” 또한 연일 강조하는 모습이다. 그는 이날 이재명 대표가 영등포구 우리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김 후보에 대해 “민주당의 이름으로 국회의원, 장관, 부의장까지 하신 분이 어느 날 갑자기 다른 당으로 갔다”며 “배신의 정치를 심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구 정치인’인 국민의힘 나경원 후보가 탈환을 노리는 동작을 또한 접전 양상을 보이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16∼17일 조사에서 나 후보는 46.4%, 더불어민주당 류삼영 후보 45.9%로 겨우 0.5%포인트 차 박빙 양상을 보인 것이다. 나 후보는 2014년 보궐선거로 동작을에 자리 잡은 이후 10년간 지역 기반을 다져온 인사인 반면 류 후보는 총선을 앞두고 영입된 경찰 출신 인사로 동작을에 별다른 연고가 없는 ‘정치 신인’이다. 그런데도 이 같은 여론조사가 나오는 건 그만큼 정권심판 정서가 서울 내 격전지에서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단 걸 보여준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

이런 상황은 양 후보의 최근 메시지 내용에도 반영되는 양상이다. 류 후보는 주말 새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광주지검 재직 당시 연을 맺은 주기환 전 검찰수사관의 민생특보 임명에 대해 “검찰독재정권의 민낯”이라며 ‘정권심판 투표’를 호소한 데 비해 나 후보는 “‘교육특구 동작’, ‘안전안심 동작’ 나경원이 반드시 해내겠다”며 지역 공약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