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로 왕따 정하고, 학생 A~F 등급 서열 매겨”… 가정통신문에 등장한 드라마 ‘피라미드 게임’

일부 학생들 사이 모방범죄 우려 높아 ‘경고’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피라미드 게임’ 스틸컷. 티빙

 

토종 OTT 티빙 오리지널 ‘피라미드 게임’이 학교 가정통신문에 등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교육청이 ‘A부터 F까지 학생들끼리 계급을 정하고, 투표로 왕따를 뽑아 학교폭력을 가한다’는 드라마 설정이 실제 교내에서 확산 중이라고 경고에 나선 것.

 

25일 전북교육포털에 따르면, 지난 21일부터 전북 전주시를 중심으로 한 다수의 초·중·고등학교에 <‘피라미드 게임’ 확산 방지를 위한 가정통신문>이라는 제목의 안내장이 배포됐다.

 

해당 안내장엔 “최근 티빙에서 공개한 드라마 ‘피라미드 게임’으로 놀이를 가장한 집단따돌림 현상이 학교에 확산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학교 측은 “‘피라미드 게임’은 학교 내에서 계급·폭력 문제를 다루며 학생들 사이의 서열을 정하고, 그 결과에 따라 상위 등급 학생들이 하위 등급 학생들을 괴롭히는 상황을 그리고 있다”면서 “극 중 학생들이 상호 간에 투표해 A~F 등급으로 서열을 매기고 하위 등급 학생들은 반 청소, 급식, ‘감정받이’ 등 공식적인 괴롭힘 대상이 된다”고 드라마 내용을 지적했다.

 

이어 “놀이로 시작한 피라미드 게임이 특정 대상에게 실체적인 괴롭힘을 주는 심각한 학교폭력을 양산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전북교육포털 갈무리.

 

그러면서 “학생들 사이에 자유롭게 이뤄지는 놀이문화가 범죄의 씨앗이 되지 않도록 학부모님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도를 당부드린다”고 했다.

 

드라마 ‘피라미드 게임’은 지난달 29일 ‘18세 관람불가’ 등급으로 첫 공개됐다. ‘15세 이용가’였던 동명의 인기 웹툰 역시 모방범죄 우려로 지적을 받아왔다.

 

극 중 배경이 되는 ‘백연여고 2학년5반’에선 한 달에 한 번 비밀투표로 왕따를 뽑아 가해자·피해자·방관자를 나누는 게임을 한다. 투표에서 하위 등급을 받은 학생들은 공식적인 괴롭힘의 대상이 되는데, ‘나만 아니면 된다’고 생각하는 모두가 공범이 되는 셈이다.

 

다만 학생들 스스로 서열전쟁을 멈추는 권선징악 결말이 학교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현실을 적나라하게 반영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국 공영 BBC는 이 드라마를 세계적 인기를 끌었던 ‘오징어게임’과 비교하며 “게임에 기반해 폭력 등 현실 문제를 더 쉽게 소화할 수 있게 한다”고 호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