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이 ‘국민 대중교통비 부담 경감’을 내세우며 다양한 혜택의 교통카드를 선보이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K-패스’와 서울시의 ‘기후동행카드’가 대표적이다. K-패스는 여러 지역의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지만 혜택 한도가 정해진 반면, 기후동행카드는 일정 지역에서만 사용할 수 있되 무제한으로 이용 가능하다. 여기에 ‘더(THE) 경기패스’와 ‘인천 I-패스’도 출격을 앞둔 만큼, ‘교통카드 대전(大戰)’ 속 자신의 대중교통 이용 패턴에 맞는 카드를 선택하면 생활비 절감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월 15회 이상 대중교통 이용하면 환급 혜택 ‘K패스’
2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오는 5월 K-패스 출시에 앞서 알뜰교통카드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K-패스로의 회원 전환 절차를 진행 중이다. K-패스는 월 15회 이상(최대 60회) 정기적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지출금액의 일정 비율(일반인 20%, 만 19∼34세 청년층 30%, 저소득층 53%)을 다음달에 환급해주는 교통카드다. 일반 시내·마을버스와 지하철뿐만 아니라 광역버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등을 이용하는 경우에도 혜택이 제공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기존 알뜰교통카드는 도보·자전거 등의 이동 거리에 비례해 마일리지를 환급하는 시스템으로, 출발·도착 기록이 필요해 이용자들의 불편함이 존재했다. K패스는 이 같은 단점을 개선해 출발⋅도착 기록을 할 필요가 없도록 개선했다. 이동 거리와 관계없이 지출금액의 20∼53%를 환급해주는 것이다.
예컨대 매월 대중교통비로 평균 7만원을 지출하는 27세 청년이라면 K-패스 이용 시 2만1000원을 환급받을 수 있다. 여기에 카드사 추가 할인 혜택(최대 10%)까지 더하면 교통비 절감 효과가 크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다만 이용횟수가 월 최대 60회로, 이를 넘어선 나머지 이용 비용은 그대로 부담해야 한다.
◆서울 내 지하철, 시내·마을버스 마음껏 이용 ‘기후동행카드’
서울 거주자라면 K-패스 구매 전 기후동행카드 혜택과 비교해보는 것이 좋다. 기후동행카드는 6만2000원에 서울 지하철, 시내·마을버스를 마음껏 이용할 수 있는 카드다. 따릉이 이용까지 포함할 경우 가격은 6만5000원이다. 만19∼34세 청년 이용자라면 7000원을 할인받아 5만5000원(따릉이 포함 시 5만8000원)에 이용 가능하다. 실물카드 또는 모바일 티머니 애플리케이션(앱)으로 구매할 수 있으며, 실물카드는 서울교통공사에서 운영하는 서울지역 구간 역사 등에서 현금 3000원을 내고 살 수 있다.
이 카드는 서울 내 대중교통과 일부 경기권으로만 지원 범위가 한정된 만큼 생활권이 서울 시내에 집중된 이들에게 유리하다. 광역버스, 신분당선, GTX는 지원되지 않는다. 서울에서 탑승해도 이 카드 혜택이 적용되지 않은 경기·인천 지역에서 하차하면 추가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다만 서울시는 인천, 경기 김포·군포·과천·고양시와 업무협약을 맺는 등 기후동행카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오는 30일부터는 김포골드라인에서도 기후동행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
◆K-패스보다 청년 범위 확대 ‘더 경기패스’·‘인천 I-패스’
경기 또는 인천에 거주한다면 오는 5월에 출시 예정인 더 경기패스와 인천 I-패스 혜택도 고려해봐야 한다. 이 카드들도 K-패스 시스템을 기반으로 운영되지만, 더 큰 혜택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더 경기패스와 I-패스는 K-패스의 월 60회 한도를 무제한으로 확대하고, 30% 환급 대상인 청년의 기준도 19∼34세에서 19∼39세까지 확대했다.
예를 들어 더 경기패스를 이용해 수원에서 서울까지 통근하는 38세 직장인의 경우, 월 40회 광역버스 이용 시 발생하는 월 11만2000원 교통비 중 30%인 3만3600원을 환급받을 수 있다. I-패스는 K-패스, 더 경기패스와 달리 65세 이상 노인들의 환급률을 30%(단계적으로 50%까지 확대)로 늘렸다.
기후동행카드와 K-패스(더 경기패스·인천 I-패스 포함)를 함께 사용해도 된다. 서울 시내에서는 기후동행카드를, 광역버스·신분당선·GTX를 탈 땐 K-패스를 사용하는 식이다. 다만 이용횟수 및 노선에 따라 받을 수 있는 혜택이 다른 만큼, 이용자 스스로 자신의 패턴을 면밀히 분석해 사용하는 것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