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 홍석준 부실장은 이번 총선에 대해 판세나 경제 상황 전반이 여당에 불리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정책으로 이를 돌파해 낼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종섭 주호주대사 논란과 황상무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설화가 최근 민심 이반의 주요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2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만난 홍 부실장이 보는 선거 판세와 전략에 대해 들었다. 그는 그동안 수도권이 쉬운 선거는 없었고, 최근 지지율 하락세는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이나 공약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남은 기간 이를 최대한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국회의 세종시 완전 이전 공약이 나왔다.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나.
“서울, 특히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고도개발제한 지역의 주민들이 재개발·재건축 촉진 효과가 기대된다. 세종을 비롯한 충청권도 환영할 일이다. 세종 분원에 17개 상임위가 아니라 전체가 옮겨 가면 국회 운영상의 어려움도 해결될 수 있다. 이를 위해 국회 규칙만 바꾸면 된다. 국회의 다수당인 민주당이 하기만 하면 법적으로 어려움은 없다. (관습헌법 문제로 인해 개헌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관습이라는 건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것이기 때문에 국민투표나 헌법 개정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
—총선 판세를 어떻게 예측하나.
“어렵다. 대신 지난주가 가장 어려웠고 지금은 다시 올라오는 추세로 보인다. (경기 남부도 상황이 좋지 않은데.) 종합적으로 봤을 때, 수도권이 쉬웠던 선거는 없었다. 최근 몇주 사이 나빠졌는데, 결국 집권 여당으로서 국민에게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이나 공약, 이런 부분이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남은 기간 각 지역에 맞는, 유권자들의 피부에 와 닿는 그런 정책 공약을 하기 위해 고민과 노력을 더 하겠다.”
—선거 초반과 달리 분위기가 급격히 식었다.
“지금은 전반적으로 선거 전략과 관계없이 선거 지형이 여당에게 좋지 않은 상황으로 변했다. 물가, 경제 상황 이런 것들이 여당으로서 가장 중요한 선거 이슈다. 지표가 개선됐으면 좋았겠지만 안 되고 있다. 대내외 여건이 여당에 부담이 되는 상황이라 선거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종섭 주호주대사와 황상무 전 대통령실 수석 논란이 선거에 어떤 영향 미쳤나.
“최근 2주 사이에 그것들이 지지율에 굉장한 악재로 작용했다. 다행스럽게 황 전 수석이 사퇴하고, 이 대사도 귀국해 공수처 수사를 받겠다고 하면서 도주 프레임이 사라졌다. 아쉬운 것은 황 전 수석의 실언인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실언, 막말을 퍼레이드식으로 해도 큰 논란이 되지 않고 있다. 지지율에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 상황이다. ‘셰셰’(謝謝·감사하다의 중국어) 발언이나, 의붓아버지 발언, 2찍 등 국민을 무시하고 지역을 조롱하고, 재혼 가정을 희화하는 발언은 다른 정치인이라면 말 한마디로 정치생명에 문제가 될 수 있다.”
—의대 정원 문제가 실타래를 풀지 못하고 있다.
“처음에는 국민의 80%가 찬성했다. 지방의료·필수의료 붕괴, 국민의 건강과 생명이 위협받는 수준이다. 그런데 이게 장기화하다 보니 국민에게 지지를 얻지 못하게 됐다. 갈등 양상이 오래되면서 여당이 중재·조정 능력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래도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나서 평행선 달리던 의료계와 정부의 대화 창구를 만드는 역할을 했다. 굉장히 진보된 의미 있는 변화다. 의료계와 정부가 대화의 장으로 나가면 거기서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해야 한다.”
—추가적인 대화나 대책이 진행 중인 것이 있나.
“고민하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당에서 해결하기보다 정부와 의료계가 해결해야 할 문제다 보니 운신의 폭이 제한된다. 처벌이라는 긴급 사태는 당이 나서 막았고, 이제 당은 각계의 요구가 나왔을 때 이걸 중재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은 본격적인 대화 국면이 아니라 당이 나서기는 적절하지 않다.”
—최근 부산·경남 지역에서 고전하고 있다.
“최근 부산이 특별히 나빠질 이유가 저희도 의아스럽다. 엑스포 유치 실패 등 문제도 있었지만 다시 반등했는데, 낙동강벨트는 물론이고 부산 내부까지 나빠지고 있어 우려스럽다. 다만 부산 내부는 승산이 있다고 보고, 벨트 지역은 끝까지 접전이 벌어질 것 같다.”
—지역별 전략 지역은 어디로 보고 있나.
“강동부터 마포까지 이어지는 한강벨트다. 수도권의 스윙보터 지역이고 가장 치열하다. 서울에서 나가 수도권 승패를 좌우할 지점으로 본다. 충청에서는 대전이 관건이다. 충남은 선방하고 있고, 충북도 어느 정도 가져올 것 같다. 대전과 세종, 천안이 쉽지 않은데 국회 완전 이전 등 여러 변수가 나왔다. 메가톤급 이슈가 발표됐기 때문에 충청 표심이 전체적으로 요동칠 것이라 생각한다.“
—조국혁신당 돌풍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나.
“이렇게 될지는 아무도 상상 못했다. 결국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에 실망한 좌파 세력이 떨어져 나가 조국혁신당에 간 것이다. 그것이 상승의 원동력이 됐다. 처음에는 범죄자 집단에 국민이 지지하겠느냐고 안일하게 생각했다. 지금은 이렇게 둬선 안 되겠다고 판단한다. 조국혁신당이 왜 문제인지 국민께 설명도 하고 대응할 것이다. 어떻게 보면 공약은 없고 탄핵만 외치는 세력인데 이에 대한 부당함을 더 많이 알리려 한다.
—국민의힘 총선 전략은 무엇인가.
”국민이 체감하는, 미래를 개척하는데 도움되는 정책에 집중하겠다. 민생경제특위도 만들었고, 공약 브리핑도 한다. 당의 가장 큰 홍보자산이 한동훈 위원장이기 때문에 더 많은 국민이 접촉할 수 있도록 더 짜임새 있게 대응하려고 한다.
—국민의힘에게 이번 총선은 어떤 의미가 있나.
“실질적인 정권 교체의 선거다. 2년 전에는 문재인정부에서 윤석열정부로 행정부가 교체됐지만 실질적 교체는 입법부 교체다. 윤 정부가 하고자 했던 일을 사사건건 민주당이 발목 잡고, 심지어 꺾어버렸다. 두 번째로 대한민국이 대내외적으로 상황이 좋지 않다. 큰 고비다. 미래를 열어가느냐, 아니면 또다시 민주당이 다수당이 돼 경제는 포퓰리즘, 안보는 중국에 일방적 굴종, 그런 자긍심 잃는 국가가 될 것인가 선택하는 선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