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계양을에서 시작해 서울 ‘한강벨트’를 훑은 뒤 다시 계양을로 돌아왔다. 제22대 국회의원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8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행보 얘기다. 계양을 후보로서 하루의 시작과 끝을 자신의 지역구에서 보내면서도 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으로서 한강벨트 내 주요 지역구를 찾아 정권심판·당 통합의 메시지를 함께 강조하는 행보였다. 이 대표는 차량 이동 중엔 유튜브 라이브를 켜고 시청자를 향해 선거운동 기간 중 직접 유세가 어려운 지역구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용산서 “이제 심판할 때”
이 대표는 이날 오전 7시 인천 계양역 출근 인사를 시작으로 유세차에 올라 마이크를 잡고 다시 한 번 정권심판 투표를 호소했다. 그는 “국민께서 맡긴 권력과 예산을 사유화하고, 고속도로 노선을 바꿔 사적 이익을 취하려는 부패 집단에, 국민을 업신여기는 반민주적 집단에 나라를 계속 맡길 수는 없다”며 “국민 여러분께서 심판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이 대표는 투표 참여도 강하게 호소했다. 그는 “포기하는 건, 외면하는 건 중립이 아니다. 우리가 외면하는 건 소수의 기득권자들이 바라는 바”라며 “국민의 몫을 찾아야 한다. 포기하지 말고 이웃사람과 손잡고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고 했다. 유세 중 일부 시민이 항의하거나 차량 경적을 울려 이 대표 발언이 방해받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에 “격려의 의미로 경적도 울려주시는데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계양을 유세를 마친 뒤 서울 용산역 광장에서 열린 선대위 출정식에 참여했다. ‘윤석열 정권 심장부’로 상징되는 용산에서 출정 행사를 연 건 결국 정권심판론을 확산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용산은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대통령실을 이전한 곳인 데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격전지로 분류돼 민주당이 4년 만에 탈환을 노리는 지역구다. 이 대표는 출정식에서 “윤석열 정권 심판 열차가 국민 승리라는 최종 목적지를 향해 지금 출발한다”며 “나라를 망치고 국민을 배반한 윤석열 정권에 이제 주권자가, 민주공화국의 주인이 심판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태원 참사 또한 상기시키며 “우리가 기억하는 참사의 원인은 분명하지 않고, 원인을 밝히려는 노력도 저지당하고 있다. 용산 대통령실에 의해 국민 주권이 부정당한 것이다. 이게 바로 오늘 이 자리에서 출정식을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동작만 5번째 방문… “1석이라도 더”
이 대표는 오전 11시쯤에는 성동구 왕십리역 인근에서 전현희 중·성동갑 후보와 박성준 중·성동을 후보 지지 유세에 나섰다. 이 자리에는 공천 과정에서 갈등을 빚은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도 함께했다. 이 대표와 임 전 실장은 서로 안는 모습도 보이는 등 통합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존경하는 임 전 실장이 이 자리에 함께했는데 우리는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고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만드는 데 모두가 힘을 합칠 것”이라고 했다. 임 전 실장은 유세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와 어떤 대화를 나눴느냐’는 질문에 “여러 가지 했다. 좋은 얘기 많이 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낮 동안 동작구를 찾아 류삼영 동작을 후보와 김병기 동작갑 후보 지지 유세를 벌였다. 후보 지원을 위해 동작구를 찾은 게 이날로 다섯번째다. 이 대표는 그 이유에 대해 “동작이 이번 선거에서 매우 중요하다. 동작을 이겨야 과반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동작을 같은 경우 ‘전국구 정치인’인 나경원 전 의원이 설욕전에 나선 지역구로 애초 경찰 출신 ‘정치 신인’인 류 후보가 고전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최근 들어 오차범위 내 격차로 접전 양상을 보이는 여론조사 결과가 여럿 발표돼 민주당이 공을 들이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4시 인천시당 총선 출정식에 이어 다시 한 번 계양을 지역구 유세차 순회와 도보 거리인사를 소화했다. 서울에서 인천으로 이동하는 중에는 ‘이재명의 원격지원-홍성·예산 편’이란 이름으로 유튜브 라이브를 켜고 양승조 충남 홍성·예산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여론조사를 보면 (홍성·예산) 지지율이 딱 붙었다”며 시청자를 향해 “여러분 중 홍성·예산에 연고가 있는 분은 좀 도와주세요”라고 했다.